2010년 4월 24일 토요일

xxxHolic - CLAMP in wonderland

 

CLAMP라는 만화가 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이미 나이를 많이 드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명한 작품만 따져도, 성전, X, 카드캡터 사쿠라, 마법기사 레이어스, 츠바사 등 수 많은 작품을 만든 그들은 여러 가지 의미로 전설을 많이 만든 집단이다.

후에 CLAMP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할지 말지는 아직 고민 중이지만, 확실한 것은 이 소재만으로 포스팅 세 개 정도는 족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찌됐건, CLAMP가 그리는 작품 중에 가장 최근의 두 작품중 하나 xxxHolic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xxxHolic 독특한 CLAMP의 그림체가 눈을 잡아 끈다.

 

xxxHolic은 주로 일본의 민속신화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괴물들(怪 : 아야카시)에 관한 소재들을 주로 등장시킨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소재들, 이를테면 다중세계 같은 이야기도 함께 언급하면서 ‘신비’에 관한 다양한 소재들이라면 두루 사용하는 편이다.

이야기는 대체로 옴니버스적인 구성이지만, 다양한 주변캐릭터가 모이고 관계가 조금씩 발전하는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변화를 준다. 더불어서 앞에 언급한 CLAMP의 최신작 다른 하나인 ‘츠바사’의 내용이 조금씩 크로스 오버 되고 있어 그쪽의 이야기도 함께 만화의 내용에 영향을 준다.

(사실 xxxHolic보다는 츠바사를 먼저 포스팅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츠바사의 주인공, 샤오랑과 사쿠라의 등장.

 

사실 xxxHolic으로 CLAMP의 만화를 처음 보시는 분이라면 이 만화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 이 작품은 지금껏 CLAMP의 작품들의 총집편 같은 느낌이 강해서, 츠바사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들의 캐릭터나 과거 행적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자주 등장한다. 더불어서 필연, 영혼, 다중세계등의 소재를 통해서 이러한 작품간의 교차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본인도 글을 써본 적이 있는 입장으로서 여러 가지 의미로 존경스러운 시도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는데, 뭐 이를테면 우려먹기라던가 뭐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하지만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재미없으면 보지마.

라고 말하고 싶다.

 

어디서 본 것 같아도 신경 쓰면 지는 것이다. 아무리 이름이 CLAMP중 한 명 같아도 말이다.

 

xxxHolic에서 등장하는 민속신화의 소재들은 사실 다른 작품들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바가 있기에 특별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 만화가 다른 만화와 차별성을 지니는 부분은 소재보다는 그 그림체에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적절하다.

여기서 다시 CLAMP의 이야기를 약간만 한다면, 모 선배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싶다.

그냥 예쁜 그림이 아니라, 걔네들 그림에는 철학이 있어.

그 선배는 한때 프로 만화가도 지망한 바가 있는 상당한 도시남자로(실제로 엄청나게 시크하다. 하지만 결혼했다.) 그림체에 CLAMP와의 접점이 전혀 없는 분이었다. 이를테면 이노우에화백(베가본드)과 고토 케이지(기동전함 나데시코) 정도의 차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에 대한 소양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그 선배의 성향으로 판단할 때 상당한 가치가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그런 표현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선과 면을 적절히 사용하는 CLAMP의 그림체는 확실히 다른 만화들과는 차별이 된다.

 

소재에 대해 소홀히 넘어갔지만  무조건 특별하지 않다라고 말하기에는 무언가 남는 부분이 있다. 이야기는 아야카시에 대한 부분 뿐만 아니라 인간이 가지는 다양한 감정과 내면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허영심, 자신감, 호기심 등이 인간에게, 혹은 삶에, 또는 영혼에게 미치는 영향을 신비하게 풀어내어 이야기를 이끄는 부분은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이러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는 극단적이고 상당히 과장된 모습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상상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를 지키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단지 과거나 현재의 기억과 사건들로 구성하기 보다는 내면의 모습 그 자체에 대해 노골적이리 만치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은 단지 재미있다고 넘어가기에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되요. 이렇게 되요.

 

xxxHolic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시점도 조금 특이하다. 보통의 괴물류 이야기를 보면, 괴물에 의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전적으로 본인의 힘을 개입시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경우 이야기를 진행함에 있어 다양한 액션이나 소년만화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얼마든지 재미요소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그런 부분을 최대한 배제한다. xxxHolic을 보면 사건에 대해 최대한 주인공의 개입을 배제하려는 것이 보인다. 보통은 이야기를 제시한 후 발을 빼거나, 해결주체가 본인들이 아닌 경우도 허다하다. 실질적으로 각 캐릭터에 대한 사건이 진행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그들이 직접 이야기를 풀어내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이다. 이런 전개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매우 힘들어진다. 무엇보다 전례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작품에서는 주로 필연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마치 모든 것이 흘러가야 할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드러내지만, 그 와중에도 순간순간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의심을 떨칠 수 없게끔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우연 따위는 없다지만 마치 노리고 한 거 같잖아.

 

xxxHolic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실 츠바사를 빼놓아서는 이야기를 완결시킬 수 없다. 동시에 연재하면서 동시에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더불어 타임라인을 맞추어 서로간에 크로스 오버되는 모습에 비추어, 두 가지 작품이 단지 두 개의 작품으로 치부되기에는 무언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조만간 분명 츠바사에 대한 포스팅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츠바사를 제외하고 단지 이 작품만을 논한다 하더라도 완성도에 대한 부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최근은 인간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작품들이 종종 눈에 띄는 경향이 있지만, 그 사이에서도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작품일 것이다.

 

XXX홀릭 16 - 10점
CLAMP 지음/서울문화사(만화)

댓글 2개:

  1. 설정관이 다 이어져있는게 츠바사와 카드캡터 사쿠라 이야기 이어진거 보고 알았다죠. 나도 참 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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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율의신 - 2010/04/25 03:54
    츠바사에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도중에 그쪽 세계관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죠 ㅇㅅㅇ 신춘향전이라던가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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