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일 토요일

마리아 홀릭 - 장르를 넘나드는 신보 아키유키의 작품

신보 아키유키가 감독을 맡으면 무언가가 다르다는 사실은 지금껏 확인해 왔다. 하나같이 신기한 화면구성과 독특한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들 뿐이었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또 한층 격이 다른 괴작이다. 러브코미디, 개그, 생활드라마, 학원물…. 다양한 장르를 거친 그의 연출력이 이번에는 무려 백합물을 정ㅋ벅ㅋ한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마리아 홀릭이다.

 

마리아 홀릭. 정말로 홀릭하게 만드는 작품.

 

베스트 애니메 정보

 

일단 애니메이션의 첫인상이라는 것은 오프닝에서 좌우된다. 물론 신보 아키유키의 애니메이션의 공통점중의 하나가 오프닝은 첫편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들이 종종 오프닝을 먼저 체크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래도 첫인상이라는 말이 전혀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오프닝은 무언가……. 비틀려있다.

마리아 홀릭이 말하는 마리아라는 이름은 이 애니메이션의 배경이자 성모마리아를 모시는 천주교 미션스쿨인 아메노키사키학원을 상징하는 면도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작품의 ‘남자’주인공인 마리아를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 마리아를 중심으로 연출되는 오프닝의 분위기는 무언가, 사뭇 괴기스럽다. 인형처럼 만들어져 있는 인물들이 마리아를 따라다니며 코피를 쏟거나, 마리아의 마음대로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은 마리아와 카나코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다만 분위기가…, 조금 이상할 뿐이다. 자세한 건 직접 보는 것을 권장하겠다.

 

오프닝. 직접 보자. 뭔가 괴이하다.

 

오프닝만이 아니라 이 애니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신비로운 점들이 있다. 이를테면 OST. 사실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신보 아키유키의 애니메이션은 OST에도 무언가 특별한 점이 있다. OST 라는 것은 애니 자체의 느낌을 살리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보 아키유키의 애니메이션들의 OST는 작화와 연출과 함께 독특한 점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잘 살리는 느낌이기 때문에 그다지 눈에 띄지 않기는 하지만, 실제로 주의 깊게 들어본다면 무언가 느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특히, 주인공인 카나코가 백합꽃 만발하는 망상을 일으킬 때마다 성당스러운 느낌(!)의 OST가 흘러나오는데, 그때마다 배경에 흐르는 정지화면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에 일조한다.

 

그림체나 포즈는 신경 쓰지 말자. 신경 쓰면 지는 거다.

 

애니는 크게 대단한 내용이 없다. 주인공 카나코는 부모님이 다니셨던 아메노키사키 여학원에 편입해 온 범상치 않은(!) 여고생으로 새로운 인연을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학교생활을 시작하려 한다. 그때 만난 카나코의 이상형의 여자(!)애에게 자신의 여성향(!)을 들키게 되고 알고 보니 그 여자애, 마리아는 집안의 사정 때문에 이 학교에 다니게 된 남자(!)애였음을 알게 된다. 마리아에게 약점을 잡힌 카나코는 주위에 만발한 미소녀들 사이에서 코피를 쏟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새로운 인연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가 이 애니의 스토리다.

뭐, 주인공이 남자가 아니고, 약간 호들갑스러운 점을 제외하면 어찌 보면 그저 러브코메디 일수도 있다.

하지만 ‘백합’이라는 장르는 이전에 몇몇의 작품들이 성공과 실패의 희비가 엇갈렸던 만큼 신보 아키유키의 연출력에 있어 새로운 시도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위에 만발한 미소녀들. 아아… 근데 주인공도 여자인데…

 

신보감독의 작품들마다 또 한가지의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중간중간 스토리와 별도로 웃음을 주는 (혹은 웃음을 주는 행동 ‘만’을 하는) 캐릭터가 있다는 점이다. 월영때에는 할아버지가 그랬고, 파니포니 때에는 외계인 일행이 그랬으며, 네기마때는 시치미 같은 캐릭터가 그랬다. 이 애니에서도 그런 캐릭터가 있는데, 그것은 우리 기숙사감님, GOD!이다.

이런 캐릭터들은 자칫 한가지 스토리로 집중하여 지루해 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중간중간 전환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대단히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신보 감독은 이런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들의 비중을 다른 (그러한 캐릭터가 있는)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훨씬 높여주고 있다.

한가지만 첨언하자면, GOD역의 성우는 사와시로 미유키로, 그 옛날 디지캐럿에서 푸치코로 데뷔한 성우이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성우인데, 살짝 더듬는 듯, 발음을 흐트러트리는 말투가 상당히 인상적인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이런 점은 GOD의 개성을 더욱 살려주고 있어, 신보 감독의 캐스팅 능력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GOD! 무서운 분이다. 고양 이 귀 같은 건 신경 쓰지 맙시다. 더불어 요괴설도 있으니 주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기준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뭐 작화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는 이전 소개에서 이미 언급했다. 신보 아키유키는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그 마수를 뻗치면서 여러가지 형태로 자신의 연출력을 극대화 시키는 법을 아는 감독이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판단한다) 아직까지 대표적인 방영작이 10가지 내외인 것이 조금 아쉬운 점이지만, 이번 시즌에도 새로운 작품을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댓글 4개:

  1. @전율의신 - 2010/04/03 03:09
    하지만... 무섭습니다...

    답글삭제
  2. 전 재밌게 봤습니다. 만 한번 보고 나니 그걸로 의미가 없어지더라구요. 오프닝은 재밌어서 좋았지요 / ㅅ/

    답글삭제
  3. @청명 - 2010/04/08 19:08
    사실 좀 그렇죠. 그냥 심심할때 잠깐잠깐 킬링타임용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눈은 참 즐거워요. 오프닝도 그렇고 색감도 그렇고 ㅇㅅㅇ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