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0일 금요일

요츠바랑! - 순수한 아이는 그야말로 청량제

 

아즈마 키요히코라는 이름을 들어서는 보통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한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아즈망가 대왕, 요츠바랑을 이야기한다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아즈마 키요히코는 단시간에 큰 인기를 모은 히트작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아즈망가 대왕은 4컷 만화로 시작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통해 순식간에 애니화가 결정, 고작 4권 완결인 만화를 무려 두 쿨짜리 애니로 만들어 버리는 기염을 토한다.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포스팅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요츠바랑은 아직 그런 결정적인 성과를 내 놓은 만화는 아니지만, 당장에 애니화가 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는 재미있는 만화다.

 

요츠바랑! 표지를 넣을까 하다가 이게 더 적당해서 선택했다!

 

요츠바랑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요츠바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코이와이씨와 점보, 그리고 앞집에 사는 아야세 일가의 사람들과 요츠바가 일으키는 일상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면 모든 이야기가 설명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기억할 필요도 없는) 얀다나 미우라 등의 캐릭터가 더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확장되어 가면서 느껴지는 미묘한 부담감은 전혀 받을 수 없다. 오히려 캐릭터보다는 요츠바의 자전거 같은 소재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변화가 더욱 크게 느껴질 정도다.

결국은 요츠바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옴니버스로 다루어 지고 있는 셈이고, 오랜만에 신간을 본다 해도 아무런 거부감 없이 책을 펼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나라면 신간 나왔다고 하면 처음부터 다시 정주행을 한다. 왜? 달아… 재미있으니까!

 

언제 어느 장면을 보아도 항상 재미있는 요츠바

 

그림체는 당연히 아즈마 키요히코의 그림체 그 자체다. 동글동글한 느낌에 깔끔한 그림체는 만화 전체를 담백한 느낌으로 채워주는 것은 물론, 엉뚱하게 튀어다니는 요츠바의 기행도 깔끔하게 따라갈 수 있을 만큼 눈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테일부분은 확실하게 처리하면서 깔끔한 그림체의 B급 만화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인 허전한 컷 구성을 잘 벗어나있다. 필요 없는 부분의 배경은 과감히 그리지 않으면서(가끔은 그릴 때도 있고, 어쩔 때는 필요할 것 같아도 안 그리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만화들과는 한 차원 다른 인상을 가져다 준다.

이런 그림체로 그려지는 요츠바는 그야말로 귀엽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동그란 얼굴, 동그란 눈, 낙서로 그린듯한 팔다리와 이름 그대로의 (요츠바 : 四つ葉 – 네 잎 클로버) 네 갈래 머리카락 등은 아즈마 키요히코의 그림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디테일과 낙서급의 조화

 

요츠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일상의 이야기를 얼마나 맛깔 나게 표현하고 있는가에서 나온다. 요츠바가 말하는 어디에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는 발언과 행동들이 좀 어수선하기는 해도 진짜 아이들에게 느껴지는 엉뚱함과 잘 투영되고 있다. 밑도 끝도 없이 엉뚱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조막만한 꼬마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뛰어 노는 모습에서 우리는 청량한 가을 하늘같은 느낌을 받는다. (요즘 너무 언급이 자주되서…)굳이 분류를 할 생각은 없지만 역시 이 만화도 치유계에 속한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이런 게 치유계가 아니면 무엇이 치유계란 말인가!?

 

이번 포스팅도 짧다.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소개를 한다고 책을 펴면 책 보느라 정신이 팔려서 글을 쓸 틈이 없다. 글을 쓰면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정신 없이 보다가 한 권이 끝나버리면 머리가 하얗게 변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도 넋 놓고 치유 받는 만화책. 그것이 바로 요츠바랑이다.

요츠바랑! 9 - 10점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대원씨아이(만화)

댓글 4개:

  1. 이 작가 전작인, 아즈망가 대왕도 그렇지만, 이 작가는 슬로우 개그(한번쯤 생각해보면 웃긴 개그)가 진국이죠.

    답글삭제
  2. @전율의신 - 2010/05/01 00:39
    아즈마 키요히코의 치유성개그는 정말 좋죠.

    이런 개그라면 호불호도 없을것 같아요

    답글삭제
  3. 간만에 만화 제대로 볼줄아는분을 만난것 같군요. 치유계라...아즈마 키요히코는 그 대단한 이노우에를 누르고 제가 가장 선호하는 작가입니다. 아즈망가 대왕과 요츠바..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요츠바의 존재조차 모르더군요. 심지어 일본친구들 조차..안타까울 뿐이지요!! 얼마전 딸이 태어나 이제 돌이 막 지났는데.. 그녀석이 요츠바같은 행동을 하면 얼마나 귀여울까..하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곤합니다. 나이먹은 아저씨도 만화는 좋아할 수 있는거니까요~^^;

    재미나게 잘 보고 갑니다!!!

    답글삭제
  4. @Floridian - 2010/05/11 06:54
    생각나는대로 적은것인데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나중에 딸을 낳으면 정말 요츠바같은 아이를 낳았으면 좋겠어요. 엄청 피곤하겠지만 ^;;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