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0일 월요일

아기와 나 -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작품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 친척집에서 빌려다 백 번에 가깝게 봤던 만화책. 하지만 그 백 번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만화책이다. 어머니를 잃은 소년과 자신이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동생. 그리고 그 두 사람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세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휴먼드라마, 아기와 나다.

이 포스팅을 할까 고민을 좀 했었다. 사실 얼마 전에 다음 뷰에서 비슷한 포스팅을 본 일도 있고 해서 올려도 나중에나 올릴까 생각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쓸 작품이 마땅히 생각나지 않아서 쓰게 되었다 ^^;;

하지만 이 작품은 쓸 작품이 없어 썼다는 말도 안 되는 오명을 듣기에는 너무나도 명작이다. 마리모 라가와의 명작, 아기와 나를 소개한다.

 

아기와 나. 저 귀엽고 동글동글한 아이들을 보라!

 

마리모 라가와라는 작가는, 남자들은 대부분 모를 것이고, 여자분들은 많은 분들이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분은 무려, 야오이의 대모격인 분이시기 때문이다. 20년전, 야오이라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시기에, 이미 이분은 호모만화를 그리시던 시대를 앞서나간 분이시다.(웃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분의 작품들은 뉴욕뉴욕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야오이 코드를 품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를 통해 표현하는 섬세한 감정표현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하다. 더욱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매우 수려하고 정석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작품의 질이 다른 만화와는 한층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뉴욕뉴욕 눈치 빠른 사람은 이 그림만 봐도 무슨 장르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마리모 라가와의 작품 중에 대중적으로 성공한 대표작은 단연 이 아기와 나를 꼽는다. 커다랗고 동글동글한 눈으로 그려진 아이들과 깔끔하고 미려하게 그려진 어른들을 보고 있자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도 잘 가지 않을 정도로 눈이 즐거운 그림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것은 더욱 귀엽게 멋있는 것은 더욱 멋지게 그리는 작가의 표현력은 그야말로 놀라운 수준으로, 왜 이분이 야오이계의 대모라고 불릴 수 밖에 없는 지를 말해주는 듯 하다.

 

귀여운 것은 더 귀엽게.

 

이 만화가 명작인 이유는 물론 그림체나 연출같은 부분도 충분히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만화가 가지는 가장 큰 어른의 현실과 아이의 꿈을 오가는 감동과 슬픔의 휴먼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다. 총 18권의 만화책으로 이루어져 있는 아기와 나를 보고 있으면, 적어도 한 권에 한 두 번씩 눈물이 솟아오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친구, 가족, 연인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고 겪을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에 대해 소재로 삼고 그것을 이야기로 승화시켜 감동을 자아내는 작가의 연출력은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눈 위에 빨간 피를 토하는 병은 이제 한 달에 천원이면 고칠 수 있다.

이 만화는 사실 그림체도 순정에 가깝고,(원래 작가가 그렇기도 하니…) 내용도 휴먼드라마 장르이고 해서 남자 코코마 여러분은 그다지 손이 안 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족의 정과 우애, 친구들과의 우정 등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다루고 있는 이 만화는 어른이고 아이고 반드시 읽어볼 가치가 있는 권장도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기와 나 15 - 10점
라가와 마리모 지음/대원씨아이(만화)

댓글 4개:

  1. 중 3때 처음으로 이 작품을 접했지요... 1,2권을 보며 얼마나 울어댔던지 다음날 눈이 퉁퉁 부었답니다. 신이, 진이로 번역된 아기와나를 보며 만화가의 꿈을 키우기도 했었지요... 덕분에 오랜만에 좋은 추억 떠올리고 갑니다^^

    답글삭제
  2. 이거 보다가 운적도 몇번있었는데ㅋㅋㅋ

    애니도 만화책 보다는 못하지만 재밌었다는 ㅋ

    답글삭제
  3. @flysena - 2010/05/10 23:20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화임에도 정말 감동적이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죠

    답글삭제
  4. @datehead - 2010/05/10 23:51
    몇번을 읽어도 항상 눈물이 나는 작품이에요 ^^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