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3일 화요일

Level Justice -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옛날옛날작품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대표작이라고한다면, 그들의 게임을 해본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서슴없이 둥지짓는 드래곤이라고 답할것이다.

그 뒤에도 남국 도미니온, 댄싱크레이지, 그린스발의 숲속, 왕적, 위자드클라이머, 대조난, 시노비류 등 다양한 게임이 나왔지만, 제일 명작은 뭐니뭐니해도 둥지짓는 드래곤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작품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번에 소개하는 게임은 소프트하우스 캬라가 둥지짓는 드래곤이라는 명작을 만들기 이전에 만든 Level Justice라는 게임이다. 악의 조직이 되어 마을을 점령한다 라는 스토리는 이전 천체전사 선레드에서도 등장했던 구성으로, 비주류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장르로 구분되고 있다. 그 작품에서도 그러했듯, 악당이 단지 악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개연성과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있어, 획일화된 컨텐츠속에서 신선함을 가져온다.

 

Level Justice! 가운데에 있는 소녀가 무려 두목님.

 

이 게임은 방금 말한 대로 악의 조직으로서 마을을 점령하는것이 주 목적이다. 만화/애니인 엑셀사가처럼 굳이 '한 도시'만을 타겟으로 잡고 있는데, 현실성이 반영된것 같아 쓴웃음을 준다. 주인공은 전의 직장에서 쫓겨난 자칭 '굳이 따진다면 천재'(どちらかと言えば天才)인 과학자다. 그는 계속되는 실황속에 직장에서 잘리고 갈곳없는 신세가 되어 떠돌고 있는데, 마침 숙식제공의 직장을 찾아들어갔더니 그곳은 악의 조직이었다는 설정이다.

 

젠장... 나도 직장... 부럽다... 아냐! 난 아직 학생이다!

 

조직은 아파트(일본식, 2~3층 높이의 다세대 주택)와 지하에 딸린 기지로 구성된 조촐한 규모로, 지원자에 한해 2층의 주거시설에 숙식이 가능하고, 1층에는 무려 카무플라쥬 성격의 기업체마져 존재한다. 주인공은 그러한 조직에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역할을 수행하며 괴인을 만들어 조직의 중추적인 인물이 된어, 조직의 시가지 정복에 일익을 맡게 된다.

 

게임의 스토리는 보시다시피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주목할점 없는(!) 전개로 시작한다. 그렇게 게임은 몇가지의 명령메뉴만으로 구성된 기지내부의 전경이 덩그러니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이것이 할줄 모르면 조금 난감하다.

게임의 흐름은 알고보면 간단하다.

최초의 네토1호를 이용하여 시가지를 공격한다 -> 자원을 획득한다 -> 더강한 괴인을 만든다 -> 시가지를 공격하여 더 많은 자원을 획득한다.

뭐 이런 구조다. 하지만 대충 이런구조라고 하면 소프트하우스 캬라답지 않고, 더우기 여기서 소개를 하지도 않는다.

 

괴인제작 -> 공격 -> 자원획득 무한반복

 

괴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두가지가 필요한데, 한가지는 '이브시드'이고, 나머지 하나는 자원이다. 자원은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이브시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괴인의 원천이라는 설정이다. 하지만 처음에 시작하면 오프닝을 잘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모종의 방법(!)을 통해서 이브시드를 획득해야 하는데, 초반 게임으로는 이것을 획득할 방법이 없다. 최초의 이브시드 세개를 적절히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게임에서는 자원이 네가지이고 그것이 코인의 형태로 표현된다. 자원, 자금, 인재, 기술 네가지로, 각각 흰색, 금색, 회색, 갈색의 코인이다. 시가지는 10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 구획안쪽에는 25개의 블럭으로 공격할 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항상 25개 모두를 공격할수 있는 것은 아니며, 초반에는 10~15개의 블럭에 건물이 있어 이곳을 공격하게 된다. 건물은 구역마다 특징적인 종류가 있어서, 어떤곳은 숲이나 밭, 어떤곳은 바다, 어떤곳은 창고나 공장, 아파트, 고급주택, 빌딩, 상업시설 등 다양하다. 그리고 그러한 종류의 건물들은 각각 공격에 성공했을때 (물론 어느정도 랜덤이지만) 얻을 수 있는 자원이 다르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자원을 얻기위해서는 한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하는데, 이게 또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공격을 집중하면 그만큼 그 구역의 경계도가 올라서 더 강한 적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때문에 주인공의 설명으로는 가능하면 돌아다니면서 공격하기를 권장한다. 물론 이점은 나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 구획을 돌아다니면서 고르게 자원을 획득하고 경계도를 평준화 하는 편이 게임을 하기 편하다. 경계도는 휴식을 취하면 하락하는데? 이때 모든 구역이 공히 동일한 양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집한 자원코인은 다시 대형코인으로 변환하게 되는데, 이때 환전율이 적용된다. 기본은 자원코인 20개당 대형코인 1개이지만 대량의 자원을 획득할 수록 코인의 환전율이 변화하여 그 자원을 얻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복리후생과에 자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그 환전율을 적당한 수치로 유지시켜주는 수고가 필요해진다.

 

한방 터뜨려서 자원코인을 수십개 얻었다고 좋아할것이 아니다.

그다음에 기다리는건 환전율 60의 압박이다.

 

획득한 대형코인은 각 부서에 분배가 가능한데, 절반정도를 복리후생과에 밀어넣어야 환전율이 유지가 되고, 나머지 절반을 분배하는것이 좋다. 각 부서는 자원을 획득했을때 적용되는 이득이 다른데, 작전부는 전투에 유리해지거나 새로운 전투원을 얻는것 등이고, 참모부에서는 특별한 작전을 입안가능해지는 것 등이 있다.

강한 괴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연구부에 모든 코인을 고르게 분배하여, 한 괴인에게 몰아주는것이 필요하다. 자세한 사항은 게임을 조금 즐겨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코인분배화면에는 각 부서의 대표자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엔딩의 조건이 된다는 점은 눈치빠른사람이면 쉽게 추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코인을 한쪽에 몰아주게 되면 그 부서의 대표와 해피엔딩을 볼수 있다. 내 경우에는 필요에 의해서 전투원을 대량생산했는데 덕분에 그쪽 대표와 결혼하는 엔딩을 보았다.

 

아냐! 난 정의의 편에 있는 애들과 할렘엔딩을 보고 싶었어!

 

전투는 대단할 것이 없다. 마을을 공격하면 그곳에 숨어있던 정의의편쪽에 요원이 나타나 전투가 발생한다. 한턴에 세번의 행동을 다섯가지 패턴중에서 골라서 결정하면 상대방과의 상성 및 각자의 능력이 적용되어 공격력을 결정짓는다. 상성은 가위바위보랑 비슷해서,

대장공격>전투원공격>필살기공격>대장공격,

필살기 >> 총공격 > 대장/전투원,

완전방어 >>> 모든 공격

이런 식이다.

 

너의 공격 패턴을 알아냈다. 그것은 강약약 강강강약 강중약이다.

 

전투력이 강하면 상성 그딴거 없다.

 

그 외의 메뉴는 별것이 없다. 임시회의를 통해서 입안된 작전은 대부분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쉽게 수행할수 있는것들이고, 성공하면 조촐한 보상을 받는다. 보상은 보통 약간의 자원코인이나 전투원, 지배력 상승 등이다. 휴식을 하면 앞에서 언급했듯, 전투로 상승한 경계치가 하락한다.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구역을 공격하여 건물을 함락시키면 약간의 지배력이 올라가는데, 그것을 누적시켜서 모든 구역의 평균 지배력이 50%를 초과하면 최종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과거행적이나 각 캐릭터의 비밀등이 밝혀지면서, 스토리가 진행되게 된다.(이부분은 정말 할말이 없다. 게임성에 비하면 지극히 사소하기 때문이다)

 

보시다시피 게임은 독특한 시스템으로 가득하다. 자원을 코인으로 환산하는 방식이라던가, 전투자체에도 사소하지만 여러가지 배려가 담겨져 있다. 스토리도 어지간히 괜찮기는 하지만 시스템의 다양한 면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다.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게임은 이렇듯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게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다양한 방면에서 드러나고, 그렇기 때문에 야겜이라는 사실과는 별개로 얼마든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

간단한 소개에서 끝내려다 시스템 소개에 지면을 다 잡아먹었는데, 그만큼 독특하고 재미있는 부분을 소개하기 위한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실은 이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얼마전 부랴부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약 1주일을 빠져지냈다. 솔직히 둥지짓는 드래곤과 비교할때 매우 재미있는 게임은 아닐지라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이 게임은 한번쯤 플레이 해 보기를 권한다.

댓글 2개:

  1. 둥드가 첫작이 아니었던가요? 착각이었는듯.

    이 게임 하면서 가장 화났던게, 메이드 였던가? 그게 마지막 전투에서 못사용하는 바람에 주력부대를 못사용하게 되서 결국 마지막을 치트오매틱으로 깻던 경험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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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율의신 - 2010/03/23 12:54
    첫작품은 저도 기억이 안나네요. 제가 기억하기론 PC 게임 이전에 PC-98에도 게임을 냈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PC게임으로도 해적왕관같은 전작이 있구요.



    그리고 클리어하면서 느낀 요령입니다만...

    정보부에 투자하는게 상당히 중요한거 같습니다.

    정보부에 투자하면 상대의 공격패턴이 드러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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