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1일 수요일

히다마리 스케치 - 신보 아키유키가 아니지만 신보 아키유키다.

지금껏 소개해온 신보 아키유키의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월영 - 月詠(츠쿠요미) ~Moon Phase~

파니포니 대쉬! - 신보 아키유키 감독의 작품세계 두번째

네기마!? - 신보아키유키의 애니메이션 세번째

안녕 절망선생 - 신보아키유키의 심상치 않음의 절정

 

네 가지 작품에는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딱히 없다. ‘신보 아키유키’식의 작화를 제외하면 말이다.

월영의 경우에는 어두운 분위기의 모에(!) 애니메이션이고, 파니포니는 그저 개그물일 뿐이다. 네기마의 경우는 원작과는 달리 학원판타지코미디로 장르가 미묘하게 변했고, 절망선생은…. 뭐라 할말이 없다.

이번 애니메이션, 히다마리 스케치는 지금까지의 애니들과는 또 다른 장르다. 원작이 4컷 만화로 시작된, 굳이 따진다면 아즈망가 대왕이나 럭키스타와 그 장르를 같이한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그럼 여기서 지금껏 소개를 봐오신 분이나 신보 아키유키의 이름값을 아시는 분들은 물음표를 하나 던져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아즈망가나 럭키스타랑 신보 아키유키가 어떻게 매치되는거야?

 

실은 이것에 대해서 나 또한 할말이 많다. 처음에 히다마리 스케치는 그저 약간 독특한 배경의 학원물 모에 애니메이션 정도로 생각했다. 바로 아즈망가나 럭키스타 같은, 말이다. 그러다가 감독란을 보고 생각했다.

 

어?

 

내 소개들을 보신 분 들은 글에 폰트 장난 잘 안 하는 것을 잘 아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서 나의 놀라움과 황당함과 맷돌 손잡이의 부재가 저런 폰트로도 표현 할 수 없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음을 말하고 싶다.

‘아 뭐야 말도 안 돼’ 를 외치며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감상. 처음 3~4편까지는 약간 독특한 수준이지만 뭐 신보 아키유키라는 이름에 비하면 별것 없는 작화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아마 내 기억이 맞는다면 5편 정도였던 것 같다.

‘아, 맞구나, 신보 아키유키네.’

이 포스트에서는 바로 이 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베스트 애니메 정보

 

원체 사컷 만화에서 시작한 작품이니 만큼,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소개할 것이 없다. 야마부키 고등학교 미술과에 재학중인 네 명의 소녀가 히다마리장이라는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학원, 생활형 코미디 드라마. 이 정도면 이 만화에 대한 설명으로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드라마형 코미디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재미를 이야기하자면 중상 정도에 랭크 시킬 만큼 흥미롭게 본 애니이기도 하다.

 

작고 동글동글한 캐릭터(일본에서는 통칭 푸닛! 으로 표현한다. ぷにっ!)로 표현된 네 명의 여고생들의 생활 이야기는 덕심 가득한 분들이 꼭 아닐지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소재이다. 내용 자체도 학교와 집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들, 이를테면 숙제를 빼먹는다던가, 감기에 걸려 학교를 쉰다던가 하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 정말 부담감이 없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한번 물음표가 등장한다.

 

그래서 그게 신보 아키유키랑 어울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울렸다. 무엇보다 대상이 예능 고등학교라는 점. 다시 말해 시각적 효과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할 수 있는 배경적 설정에 의해 그의 탁월한 연출력이 부각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그런 소재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그의 색깔은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었다.

 

 

옷은 이렇게 입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얼핏 흔한 만화에도 쉽게 등장하는 간단한 연출들로 가득한 ‘듯 한’ 진행이지만, 내용을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작화는 히다마리 스케치만의 특징이다. 푸닛한 캐릭터들이 함께 학교에 등교하는 모습은 (내가 덕심 가득해서가 아니고, 그냥 봐도)흐뭇한 광경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서도 미묘한 색감을 놓치지 않고 연출시키는 모습은 아닌 게 아닌 모습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딱히 자주 등장하는 평면구성 같은 건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나오지 않는 것도 아니다. 배경의 색깔 연출은 매우 심플하면서도 느낌을 잘 살려주는 배치로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잘 살린다. 이쯤 되면 신보 아키유키의 이름도 조금은 고개를 끄덕일 만 하다.

하지만 편수를 지나가면, 특히 어떤 특정한 편에서는 탄성이 나올만한 장면이 등장한다.

 

5편 ‘2월 13일 마음과 몸’편. 당신도 꿈을 꾼다면 이렇게 꿀 것이다.

 

사실 일일이 말을 하기에는 할말이 많은 듯 적은 듯 애매하다. 굳이 길게 말하자면 얼마든지 할 말이 많긴 하지만, 반대로 요약하자면 ‘과연 신보 아키유키’라는 말로 요약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신보 아키유키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 없고, 그로 인해 느껴지는 분위기는 밝으면서도 미묘하다.

 

이 애니메이션은 긴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12편의 한 쿨 이라도 꼭 보도록 하자.

신보 아키유키 답지 않게 밝은 이 애니메이션은, 신보 아키유키스럽게도 몽환적이다.

아직 신보의 애니를 보지 못했다면 히다마리로 입문해 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과정이다.

댓글 1개:

  1. 3기 다보았습니다.ㅋㅋ 파니포니도 예전에 봤었는데 역시 표현예술 쩔죠 저 감독님 게다가 이런 훈훈한 애니로 ㅋㅋ 암튼 재밌게 봤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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