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6일 금요일

좋은 사람 - 타카하시 신의 그림체 그자체의 만화

사실 작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보통은 작가보다는 그저 작품들을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다만 그림체를 보면 아, 이사람이 그때 그 작품을 그린사람인것 같다! 정도의 느낌을 가지는 정도가 보통이다.

그렇다면 그런 이들을 위해서 타카하시 신의 작품을 하나 예를 들어보겠다.

 

최종병기 그녀. 솔직히 말하면 이작품 개인적으로는 별로다. 그림체랑 안어울린다.

 

그렇다. 최종병기 그녀라는 작품이 바로 타카하시 신의 작품이다. 한명의 소녀가 하나의 병기가 되어 전쟁의 도구가 되어가고 그녀와 그것을 바라보는 한 소년의 애절한 이야기.

 

- 여기는 개인적인 의견

타카하시 신의 그림체의 특징은 바로 선이 가늘고 둥글둥글하다는 점일것이다.(꼭 선이 가는것이 펜선이 가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느낌의 이야기) 물론 최종병기 그녀의 느낌이 곧 쓰러질것만 같은 가녀린 병기를 그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처절하고 애절한 느낌은 그 가는 선으로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오히려 분위기 자체를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바로 타카하시 신이 최종병기 그녀를 시작하기 이전 완결되었던 작품. 좋은 사람이다.

 

사람좋은것도 정도껏...

 

이 만화는 전적으로 신념과 감동. 이 두가지 코드가 주를 이룬다. 기타노 유지라는 이름의 주인공은 자신의 편함보다는 주위 모든 사람의 행복이 그 어떤것보다 우선하는 전형적인 착한 사람이다. 학창시절 육상을 했던 기억속에서 키웠던 스포츠메이커 라이텍스에 입사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도쿄에 오는 과정에서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다가 지각을 하게 될 정도로, 그 착한 성격은 말릴수가 없다.

1차면접, 간부면접을 모두 지각하고도 어찌어찌 입사하게 된 그는 신입사원 연수마저도 지각하는 등의 행각을 벌인다. 운이 좋은건지 아니면 무언가가 그를 바라보고 있는건지 알수는 없지만 그렇게 입사한 라이텍스. 이부서 저부서를 돌아다니면서 한가지한가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수 있는 프로젝트를 완수해나가는 모습속에서 그의 이타주의적 신념과 인간적인 감동이 느껴지는 휴먼드라마 장르의 명작중의 명작이라고 할수 있는 만화이다.

이정도는 약과임.

 

사실 얼핏 초반부를 보면 최종병기 그녀와 그림체가 많이 비슷한듯하면서도 어설픈 면이 보일 것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타카하시신의 첫 장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전에는 단편정도만 그려왔기 때문에 아직 데뷔 초기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 20권 정도를 연재할 시기에는 이미 어느정도 그 그림체가 성숙한 느낌을 주고, 다카하시 신이라는 이름의 색깔을 충분히 갖추어 간다. 이후의 그의 작품, 최종병기 그녀 뿐 아니라 그대의 조각등의 명작들에서 이어갈 부드러우면서도 감성적인 색깔을 말이다.

 

좋은사람은 99년도에 연재가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도 초창기에는 조금 알려졌지만, 정작 연재에 비해 늦었던 국내 발매때문에 초반부가 순식간에 여러권이 풀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덕분에 완결까지 순식간에 출간이 끝나고 권수에 비해 짧은 연재기간때문에 독자들에 대한 노출기간이 부족했었다. 그 결과 (내가 소개하는 작품들이 그렇듯) 유감스럽게도 작품성에 비해서 독자들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작품이 되고 말았다.

 

여담이지만 츤데레 같은 '현대적 코드'도 없지는 않다.

 

개인적인 버릇으로, 재미있게 본 작품일수록 끝을 보질 못한다. 이전 몬스터도 너무너무 재미있게 보다가 결국 끝권에 손을 대지 못하고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명작이고 감정이입이 잘되는 작품이 끝을 맺으면 그 순간 마치 작품에 이입한 만큼의 내 인생이 종료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 작품, 좋은 사람은 3번정도 끝까지 봤다. 그리고 10번 내외로 끝까지 보지 못했다.

나의 경험이 명작을 구분하는 척도라고 말하기에는 자만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작품은 인터넷 어딘가 굴러다니는 평범한 한마리 백수에게도 충분히 공감되고 마음을 끄는 이야기로 채워진 것임은 틀림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좋은 사람 1 - 10점
타카하시 신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댓글 6개:

  1. 이 글이 다음뷰에 베스트로 등록되어 있더군요.

    변변치 않은 글이지만 선정 감사드립니다. 계속 열심히 포스팅 하겠습니다.

    (굽신굽신)



    원래 만화를 포스팅하는 블로그가 아니라 조금 부담스러운 감도 없지 않네요 ^^;



    PS 그리고 저 백수 아닙니다. 대학원생이에요 =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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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최종병기 그녀는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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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율의신 - 2010/03/27 13:13
    재미있죠.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림체랑은 안맞는다는 느낌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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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전율의신 - 2010/03/27 13:14
    http://v.daum.net

    다음에서 운영하는 메타블로그 같은겁니다.

    메타블로그중에서는 제일 크지 않을까 싶은데요.



    텍스트큐브에서는 보내기 기능으로 기본적으로 다음 뷰와 미투데이를 지원하고 있으니 한번 시험삼아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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