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5일 목요일

안녕 절망선생 - 신보아키유키의 심상치 않음의 절정

벌써 신보아키유키의 작품을 소개하는것도 네번째다. 사실 이 작품을 소개해야하는거 그렇지 않은가로 상당히 고민을 하면서 다른 작품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어차피 하는거 매도 빨리맞는게 낫다고(....) 그냥 질러버리기로 했다.

이 작품은 신보아키유키의 느낌이 극한으로 살아나 분위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칙칙함과 발랄함의 중도를 걸으며 묘한 기분을 자아낸다. 색감은 더할나위없이 가라앉아 그나마 있는 색깔도 느끼기 힘들 정도고 내용은 매우 어수선한 인상으로 집중하기 힘들다고도 말할 수 있다.

실제로 나 또한 이 애니를 보다가 중간에 한번은 포기했던적이 있을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애니는 볼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는것이, 신보 아키유키의 그 작화만으로도 분명 많은 가치가 있을뿐더러, 사회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절망선생의 스토리만으로도 상당히 주목할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 끝에 이자리에서 안녕 절망선생을 소개하게 되었다.


안녕 절망선생. 시작부터 죽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


이토시키 노조무(糸色 望) 선생님. 이름만으로도 절망(絶望)적인 그는 삶 자체가 항상 절망에 젖어있는 사람이다. 자신이 이름이 절망적인것 부터 하여, 세상이 말도 안되는 희망으로 사람들을 괴롭힌다던가, 뭐 하나하나 지적하는게 웃길정도로 뭐든지 다 절망적인 사람이다.

카후카 후우라는 세상 모든것이 희망적으로 보이는 소녀다. 나무에 목을 메는 것은 키를 늘리기 위해서고, 세상에 어떤 힘든 일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딱 잘라 말할수 있는, 세상에 희망적이지 않은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두사람이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라고 말하며 시작하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내용은 절망하면서 시작하고 절망하면서 끝난다.)


처음에는 그래도 제자들이다. 이정도면 꽤나 정상적인 수준. 

참고로 이 아이의 이름은 코모리 키리. 다 이런식이다.

(小林 切 -> 篭りっきり : 방에서 나오지 않는것, 히키코모리를 말함)


매화마다 절망에 젖는 절망선생님은 이 세상에 모든 부정적인 것들에 대해서 한번씩 절망한다.(무려 세쿨 38화에 OVA까지 포함해서, 어떤편은 두번이상일때도 있다.) 처음 1기에서는 반에있는 학생들을 소개하는 겸해서, 아이들에게 흔히(흔치 않은것도 있지만)있는, 세상에서 말하는 중2병과 연관있는 소재들을 대상으로 절망을 한다. 하지만 적당히 편수가 지나가면 세상에 조금씩 시비를 걸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수준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시비를 거는것이 완전히 대중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겪는 절망적(이지는 않은)인 것들에 대해서 절망하는 부분은 꽤나 공감가는 부분도 있을 뿐더러, 어떤것은 사회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찌르고 있어서 나름 풍자적인 부분도 없지 않다.


절망했다! 자세한 내용은 안녕 절망선생 참 3화를 보자.


여기까지만 소개했다면 별로 신보 아키유키의 애니메이션이라고 보기 힘들다. 색감과 화면구성. 여기에서 신보 아키유키의 느낌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던가!? 그렇게 생각했을때 이 애니는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신보 아키유키의 애니메이션이 맞다.

1기 오프닝부터 세상에 이게 뭐야 싶다. 물론 속, 참에 이어지는 오프닝들 또한 말할 나위가 없다.

처음에는 오프닝이 아예 없다. 1기 5편정도까지는 오프닝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지 않아서인지 어떤 다른 의도된 무언가가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적당히 나레이션성 글자들과 정체불명의 아저씨의 얼굴이 등장할 뿐, 이렇다할 오프닝 애니메이션이 없다.

그러다가 이후 나타나는 오프닝은 이게 또 충격적이다. 말로 하는건 좀 부족한 듯 하니, 아래의 동영상을 보자



할말이 없는 오프닝. 이게 무슨 내용인지 한눈에 알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이게 노래를 듣다보면 나름의 중독성이 있다. 게다가 가사는 자세히 읽으면 꽤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장면들은 오프닝뿐이 아니다.(당연하지만)


뭔소리야 이게 대체...


작화부분은 말할것도 없다. 좋은 부분은 이상하리만치 좋고, 필요없는 그림은 아예 그리지도 않는다. 이전의 작품들에서도 물론 그래왔지만, 이 작품에서는 특히 그런 면이 매우 강하다.


귀찮은 그림은 다 스킵


사실 이번에 리뷰하는 절망선생은 그림체나 작화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할게 없다. 워낙에 신보 아키유키의 성향이 강해서 말로 표현할수 없을 뿐더러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보아야 그런 임팩트를 느낄수 있다는 점도 있다.

절망선생의 포인트는 대충밖에 말하지 못했지만, 바로 사회를 꼬집는 점이다.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이나 누구나가 이미 익숙해져버린 사실들에 대해 비틀어 보여주는 부분은 이 만화가 단순한 러브코메디나 어설픈 개그만화가 아니라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물론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소년만화 스타일의 애니메이션도 좋다. 하지만 무언가의 생각을 강요하는듯한 이런 애니도 새로운 감각으로서 다가올수 있다는 점은 감상의 폭을 넓힌다는 의미에서 꽤나 권장할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댓글 2개:

  1. 이 원작 만화가 전작인 제멋대로 카이조가 개념작이었는데, 절망선생 오면서 혐한쪽으로 변하면서 재미가 없어지고, 카이조에서 그렇게 까대던 러브히나 작가를 이제는 자기쪽에서 벤치마킹하는거 보면 인간은 변하기 쉬운 동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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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율의신 - 2010/03/25 22:25
    저도 참 이게 혐한코드가 좀 있어서(사실 이거 말고도 이유는 몇개 더 있습니다만) 리뷰를 할지 말지 고민을 좀 했었드랬죠^^;



    원체 샤프트+신보 아키유키의 페어가 비쥬얼에 강하다보니 그냥 내용 생각안하고 리뷰하기로 했습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아쉬움이 많은 작품인건 사실인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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