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3일 토요일

성계의 전기 - 星界の戰旗

 

SF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연배가 있는 분들은 은하영웅전설이나 건담류, 어린 친구들이라면 나데시코라던가 각종 메카물들이라던가 그런 애니를 꼽는 것이 자연스럽다.

개인적으로 SF 애니메이션을 꼽는다면 딱 두개, 은하영웅전설, 그리고 이 작품을 꼽을 것이다.

(건담은 장르를 불문한 그저 명작이다)

 

오프닝에 가사따위는 없다. 빠빠~~~~ㅇ

 

모리오카 히로유키(森岡 浩之)의 동명 SF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프린세스 메이커의 원화가(이름이 기억안남)의 손을 거쳐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캐릭터 디자인이 화제가 되었는데, 그 느낌이 애니메이션에도 그대로 남아, 약간 고전적이면서도 정감가는 캐릭터들이 눈에 띈다.

특히 엘프를 연상시키는 '아브'들의 그림은 애니메이션화로 많이 날카롭게 변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자체의 부드러움이 어느정도 살아있어 안정감을 준다.

 

엘프? 아니죠. 아브. 맞습니다.

 

스토리는 흔히 볼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대체로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브의 침공에 동포들을 배신한 주석의 아들인 진트가 아브의 귀족이 되고, 당시 아브의 의무로서 군에 재직중이던 황녀 라피르와의 새콤달콤한 연애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정도면 SF를 소재로한 러브코메디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 연애플롯에 병렬적으로 진행되는 '아브에 의한 인류제국'과 그 외의 4개국 연합의 전쟁이 이 이야기에 무게를 가한다.(전기라는 이름이 붙은것도 이것 때문이다)

 

두가지 스토리는 라피르가 함장으로 있는 돌격함이 전쟁에 참가하는 형태로 합류하지만, 진행자체는 마치 독립적인 이야기처럼 진행된다. 가끔 싸움에 참가할때를 제외하면, 함선이 파손되어 탈출캡슐에서의 대화라거나, 어떤 행성에 불시착하여 실종된 진트를 수색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전쟁과는 약간 괴리된 스토리라인을 가져간다. 원작자가 그 두가지의 플롯을 의도적으로 분리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두가지 상반된 이야기의 진행으로 감상에 호흡을 조절할수 있다.

 

저쪽에서는 전쟁발발한다는데 이쪽에서는....

 

 

내용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개성은 과연 소설에서 시작한 작품인 만큼 매우 뚜렸하다. 상관과 신경전을 벌이는 부관이라던가, 적들과 유린하는것만이 지상목표인 여왕님등,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수 있는 전쟁파트도 매끄럽게 감상할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개인적으로는 은하영웅전설과 성계의 전기를 비교하여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은하영웅전설의 경우는 마치 삼국지처럼 전쟁이라는 틀속의 인간군상에 대한 이야기 그 자체에 대한 스토리가 주라면, 성계의 전기는 좀더 캐쥬얼한 느낌으로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가 전쟁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더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어느쪽이 취향인지를 묻는것은 의미가 없을것이다.

하지만 은영전같은 무거운 내용보다는 가벼우면서도 큰 스케일의 이야기를 즐겨보고 싶은 SF팬이라면 이 작품을 한번 추천하는 바이다.

댓글 2개:

  1. 전 개인적으로 sf 애니메이션 하면 우선적으로 야마토와 은하철도 999 정도가 떠오르더군요. 사실 뭐 , 은영전일 경우 sf(사이언스 픽션)이라기 보다는 SF긴 하지만 스페이스 오페라 물로 불려야 함이 적당하다고 생각하지만요.전 건담보다는 장갑기병 보톰즈가 좀 더 좋던데. 역시 글들을 보다보면 테이스트의 차이가 극명하단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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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실 이것저것 봤다고는 해도 아직 제가 많은 작품을 봤다고 말하는데에는 무리가 있지요.

    제가 봤던 작품을 위주로 소개하다보니까 소개도 약간 편협한 감이 없지 않다는 점 때문에 좀 쑥스럽기도 합니다.



    SF의 장르구분이라고 한다면 글쎄... 이부분은 언젠가 칼럼같은걸 쓸 일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통적인 SF의 구분이라는건 애니메이션만 본 사람들에게는 좀 낯설어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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