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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3일 화요일

대조난 - 조난의 스케일이 행성규모로!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게임중에 남국 도미니언 이라는 게임이 있다. 무인도 탈출 게임으로, 비슷한 게임에 무인도 이야기 등이 있는 이 게임은, 무인도에 표류한 10여명의 캐릭터가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탈출을 감행한다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남국 도미니언을 포스팅할 생각은 없다. 이유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게임중에서도 실패작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재미가 없다. 시스템 자체는 신기한 시스템이 없지는 않았지만, 게임의 스케일이 너무 작아 진행이 너무 간결했으며, 진행 방식도 지나치게 단조로운 면이 있어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소프트하우스 캬라는 이 실패를 두고두고 후회했던 것일까? 어쩌면 이 게임에 대해 복수의 칼날(!?)을 갈아왔던 것일까? 또다시 무인도 탈출 게임을 내놓고야 말았다. 스케일은 대박, 재미요소도 대박, 진행 라인도 다변화 하여 모든 면에서 스케일 업! 된 이 게임, 대조난을 소개한다.

 

조난에 대!가 붙어 대조난

 

무인도 탈출게임은 대체로 매우 재미있다고 말하기 힘든 장르다. 탈출한다는 말에서도 느껴지듯 공간적 배경이 한정되어 있고, 행동할 수 있는 범위 또한 생존하기 위한 활동으로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이런 게임을 매우 재미있게 만들기란 지난한 장르로, 성공한 게임은 무인도 이야기 시리즈 정도이지만, 이들도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대조난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판매고를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게임 자체의 흥행성만 놓고 본다면, 이 게임은 정말 대단하다. 남국 도미니언 따위는 이미 잊어도 좋다. 사실 반 과장 반으로 말해서 이 게임은 더이상 무인도 탈출게임이 아니다!

 

  • 대조난의 배경은 하나의 행성이다. 따라서 무인도 탈출이 아닌 무인행성 탈출게임이라고 굳이 따지자면 말해야 한다. 앞에서 사실 반이라고 했던 부분이 바로 여기다. 그게 뭐가 대단하냐고 말한다면, 사실 대단할 것은 없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향성에 약간 차이가 있을 뿐이므로, 굳이 더 말하지는 않겠다.

 

타이틀부터 범상치 않다.

 

어찌됐든 각설하고, 게임에 대해 소개를 해 보자.

6번의 세계대전, 우주로의 진출, 2번의 우주대전 후 암흑기를 거친 인류는 현재 우주로의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키요쿠라하라 라는 가문은 우주에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명문으로 막대한 권력을 지니고 있다.

게임의 주인공은 칸쿠로 라는 녀석으로 키요쿠라하라 가문의 하인견습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씨다바리’ 정도인데, 키요쿠라하라가의 차기 당주인 나기코가 쇼핑할 때에 짐꾼도 아닌, 다른 하인의 짐꾼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나기코와 함께 무인행성에 조난된 후 엄청난 승진, 무려 나기코의 직속 집사라는 초고속 출세를 이루니, 그야말로 입신양명이 따로 없다.

행성에 조난되어 처음 조우한 건 이상한 괴생명체다. 나무의 밑둥치에 팔다리가 달리고 얼굴비슷한게 있는 이 녀석을 나기코는 ‘키리카브’로 명명하고 그들의 신으로 군림한다. 두번째로 조우하는 물속의 인간인 ‘미즌’, 세번째로 조우하는 요정과 비스므리한 로코와 함께 행성에서의 생존과 탈출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모험을 시작한다!

 

키리카브. 생각보다 귀여운 녀석들이다.

 

이 게임은 이동과 행동, 두가의 페이즈로 진행된다. 이동이야 뭐 더 말할 필요 없을테니 넘어가고, 행동 페이즈에는 할 수 있는 행동이 다양한데, 자신을 추종하는 키리카브나 미즌을 모집하거나, 식량을 채취, 자원을 탐색, 건물을 건축, 요리, 적과의 전투, 타인과 대화 등, 생각해보면 뻔한 행동들이 대부분이다. 특이할 만한 사항이라면, 요리는 레시피가 다양하여 수집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행동을 통해 경험치를 올리면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정도이다.

게임이 진행되어 캐릭터가 모이면, 7일에 한번 회의를 하며, 그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수행하면 호감도가 올라가는 시스템이 있지만, 그것도 그다지 대단할 내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재미있다.

 

행동은 뻔하지만 이게 재미가 쏠쏠하다.

 

단순함에서 얻는 재미라는 것은, 목표의 성취나, 자잘한 개그, 혹은 다양한 육성요소 같은것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MMORPG들이 이런 코드로 게이머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사항이 일반적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게임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확실하다. 자잘한 개그야 원래 소프트하우스 캬라니까 당연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육성 요소 또한 이쪽 게임이 그렇듯 이해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목표의 성취 부분이다.

게임을 진행하면 다양한 목표가 존재한다. 앞서 말한 육성요소도 물론 이곳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 외에도 건설이나 전투, 레시피의 수집 등의 목표는 게이머를 끈질기게 이 게임을 잡고 있을 수 있도록 끌어들인다.

또한 한가지 더 꼽자면 이 게임 전체를 꿰뚫는 스토리를 들 수 있다. 이 게임은 크게 3단계의 목표가 존재 한다. 목표가 변하는 순간 게임의 스케일이 커지면서 즐길 거리 또한 범위가 넓어지는데, 이것을 통해 게이머가 1주차를 클리어 하는 데에 지루함을 없애 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조막만한 스케일. 나중에는 열배 쯤 커진다.

 

대조난은 꽤나 재미있는 게임이다. 소프트하우스 캬라가 남국 도미니온의 실패를 딛고 만든 게임인 만큼 그들의 노하우가 가득 담겨 즐길 거리가 넘친다. 무인도 탈출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물론, 무인도 탈출이라는 장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한번쯤 플레이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2010년 4월 2일 금요일

위자드 클라이머 -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정통 육성게임

정통 육성게임이라 함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보통의 경우 프린세스 메이커와 비슷한 게임을 말한다. 프린세스 메이커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다양성을 부여하였다 해도, 기본적으로 능력 없는 부모가 딸내미를 부려먹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그 라인이 잡혀있다. 근본적으로 멀티 엔딩이 전제되어있는 장르이기도 하면서 이벤트의 다양함이 즐거움의 원천이 되는 그러한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위자드 클라이머는 바로 이러한 장르의 특성과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재미요소가 한곳에 섞인 작품이다. 다양한 이벤트는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특징인 방대한 스크립트와 만나 일상적인 웃음이 가득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수많은 엔딩은 많이 줄었지만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분할되는 엔딩의 특성들은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준다.

 

이렇듯 재미요소가 만발한 이 게임, 오늘은 바로 위자드 클라이머를 소개할까 한다.

 

 

위자드 클라이머. 사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배경의 탑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라즈록 알트혼. 퀸즈벨 왕국의 로리아 도시에 있는 마법협회에서도 꽤나 중요한 인물로 치부되는 사람으로,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진 마법사이다. 어느 날인가 찬거리를 사러 마을에 나갔다가 한 명의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재능이 없어 마법학교에서 쫓겨나고도 어떻게든 마법을 배우고자 지나다니는 마법사를 붙잡고 늘어지기 위해서 그 자리에 서있었다고 한다. 라즈록은 잘 타일러서 그것이 불가능함을 가르치려 하지만 배고픔에 쓰러지고 마는 소녀. 어찌됐든 집으로 데리고 와서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게 되는데….

소녀의 이름은 세리스티네 로코코(세리스라 부른다). 로코코집안은 유명한 마법사의 집안인데, 세리스의 아버지가 죽으면서 차기 당주의 문제가 거론되었다. 하지만 세리스에게는 마법의 재능이 없는 상태이므로, 다른 친척을 데려와 당주로 세운 상황. 그 당주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세리스는 어떻게든 마법사가 되겠다는 의지만으로 로리아에 온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게임은 야겜. 주인공은 자신이라면 마법사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면서, 그 조건으로 세리스의 몸(!)을 요구한다. 세리스는 그 조건을 흔쾌히(?) 수락하여 라즈록의 제자로 들어가게 되는데….

 

네 몸을 내어 놓는다면 내가 여자로마법사로 만들어주마…. 쿠헬헬….

 

이런 막장 스토리로 시작하는 게임이지만, 게임성 하나만은 소프트하우스 캬라 답게 기가막히다.

이 게임의 흐름은 프린세스 메이커와 거의 유사하다. 애를 받은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교육, 아르바이트, 실전수행 등의 행동 중에서 골라 1주일을 보내고, 그러한 행동을 3년간 반복하여 최종적으로는 그류스델 마법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마법대회에서 우승하게 되면 마법협회에서는 세리스의 집안 문제에 대해서 인정하고 세리스의 당주 복귀를 지지하겠다는 것이 조건이라는 설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교육이나 아르바이트로 오르는 수치가 능력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실제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행동을 통해 모인 수치를 일정량 소모하여 파라미터에 해당하는 일종의 스킬을 찍는 행동이 필요하다. 교육을 통해 얻는 수치들은 대부분 전투에 관계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체력, 마력에 관련한 스킬들은 패시브에 해당하는 능력치 증가가 주된 성격이고, 무기수행이나 속성교육은 실제 액티브 스킬들을 추가하는 성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외에도 모험지식이나 일반지식등이 있어, 여러 가지 부가적인 능력치나 몇 가지 이벤트의 조건이 되기도 한다.

프린세스 메이커와는 비슷한 듯 미묘하게 다르지만, 결국 흐름 자체는 거의 같다고 말할 수 있다.

  

행동 –> 능력치 분배. 약간 UI가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신기한 시스템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을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작품 중 둥지 짓는 드래곤 다음으로 최고의 명작으로 꼽는다. 그 이유는 바로 방대한 야리코미요소에 있다.

사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에 있어 진정한 최종적인 목표는 탑을 정복하는 것이다. 게임에는 다양한 던전이나 탑이 존재하고 각 탑은 한 층마다 몇몇 몬스터가 배치되어 있다. 몬스터를 모두 쓰러뜨리면 약간의 체력과 마력이 회복되어 다음 층으로 진행되고 한 층마다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횟수는 제한되어 있지만, 다음 층으로 진행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기 때문에 마력이 허락하는 한은 무한히 마법을 쓸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게 한 층 한 층 진행하면 중간중간 적들이 강력한 층이 있어 공략 난이도를 높이기도 하면서 정복시의 성취도를 높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탑이나 던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게임 내에서 공략 가능한 던전은 대략 8개정도로(정확하지 않다. 오래 전에 클리어해봐서…) 이것들을 다 클리어 하는 게 생각보다는 어려운 일이다. 가장 낮은 시련의 탑이 10층인데, 나중에는 100층짜리 탑도 있고 해서 이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그런데 이 탑과 던전을 모두 클리어 했다고 또 이게 끝이 아니다. 오마케 화면에 들어가면 영웅의 탑에 도전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게임의 엔딩을 볼 때 저장한 세리스의 데이터를 가지고 그 탑에 도전하는 것이다. 탑의 높이는 내 기억이 맞는다면 150이던가 200이던가 그렇고, 난이도는 중간중간 엄청나게 어려운 층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1주차나 2주차… 아니, 정정해서 5주차나 6주차에 이 탑을 클리어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탑을 공략하면 파라미터가 대량으로 상승하므로 효율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면도 있다.

 

이 게임의 독특한 점을 하나 더 꼽자면 전승시스템을 꼽을 수 있겠다. 이 게임의 전승시스템은 다른 소프트하우스캬라보다도 좀 더 막강한 점이 있는데, 바로 능력치의 전승이다. 1주차 만에 진 엔딩을 볼 수 없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그류스델 마법대회의 난이도가 높은 만큼 능력치의 전승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또 신기한 점이 있다.

전승시스템을 간단히 설명하면, 한번 엔딩을 보고 났을 때 모든 능력치가 저장이 된다. 이때 다시 게임을 시작하면 이 능력치의 30%와 종료시의 돈을 들고 시작하게 된다. 전승치를 가지고 다시 엔딩을 보면 또다시 능력치가 저장되는데, 이때 기존에 저장된 능력치와 비교해서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수치만 덮어 쓰이게 된다. 다시 말하면, 어떤 능력치든 역대 최고치만 계산된다는 말이다. 다양한 엔딩을 보거나 몇가지 성취요소를 완료하면 전승되는 능력치의 비율이 상승한다. 이를테면 캐릭터 엔딩당 10%라던가, 퀴즈를 다 맞추면 10%라는 식으로 능력치 전승비율이 추가되는 것이다.

약간의 팁을 공개하자면, 한 주차에 한가지 능력만 집중적으로 올리면 궁극적으로는 모든 능력치의 최고치를 전승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렇게 몇 주차가 지나면 세리스는 시작부터 괴물급의 능력치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시작부터 체력 괴물. 이 정도는 사실 약한 수준이다.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게임의 특징 중에 이전의 소개에서 짚고 넘어가지 않았던 요소가 한가지 더 있는데, 그것은 방대한 양의 스크립트이다. 물론 일반적인 비쥬얼 노벨이나 미연시 게임 수준의 스크립트는 아니지만, 장르를 생각했을때 그다지 많을것 같지 않은 이러한 육성 게임에서도 캐릭터 대화 스크립트는 상당히 많다. 그렇다면 어떤 타이밍에 스크립트를 볼 수 있느냐가 의문으로 남는다.

이 게임에서는 거의 모든 타이밍에 스크립트가 나타난다. 한 턴을 기준으로 보면, 턴을 시작할때 계절이나 다양한 이벤트에 대한 스크립트 한번, 어떤 교육을 실행할 때 그 교육의 실행단계에 따른 스크립트가 한번, 교육을 끝냈을 때 성취 정도에 따른 스크립트가 한번, 캐릭터의 스킬을 올릴 때, 스킬 관련 스크립트가 한번, 턴 마무리의 스크립트가 한번. 이렇게 다섯 번 정도의 대화창을 볼 기회가 있다.

매번 모든 타이밍에 대화가 나타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턴 시작 시의 스크립트가 수십 회, 교육 종류마다 십 수회, 능력치 종류마다 수회, 그 외에 일반 캐릭터 스크립트가 수 백 회 정도가 된다.

 

이런걸 전부 읽어보면 재미도 재미지만, 퀴즈코너에서의 출제소재가 되기도 하니, 가능하면 자세히 보자.

 

오늘의 소개는 굉장히 길었다. 위자드 클라이머는 소개할 요소가 너무나도 많아서 이정도 만으로도 부족할 정도이다. 가끔가다가 마법협회에서 받는 의뢰로 임시 전투가 벌어진다던가, 모험 아르바이트에서 떨어져 나와 불의의 던전 탐사 이벤트가 생기거나, 캐릭터들의 일상 스크립트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은 이 게임을 도저히 놓지 못하게 만든다.

매번 소개할 때마다 한글판이 아니라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지만, 일본어를 공부한다는 의미로 이런 게임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적어도, 글자와 음성이 나오니 듣기, 읽기 연습은 되는 것이 아닌가!?

여타저타 할 말도 필요 없이 단언컨대, 이 게임은 매우 재미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이 단지 야겜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외 받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안타까움일 뿐이다.

2010년 3월 30일 화요일

왕적 -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명작인가 실패작인가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게임의 특징을 꼽으면 다음과 같다.

1. 지독할 정도의 야리코미(やり込み : 게임에 집중할 요소, 적당한 우리말을 잘 모르겠습니다.)

2. 스토리를 저해하는것 아닌가 할정도의 H신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재미있는 게임성

*. 굵은 속눈썹과 뾰족한 눈꼬리!?(이건 여담입니다 ^^; 남국도미니온은 그림체가 다르더군요)

 

여기서 장르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 다르니까.

둥드 이전에 나왔던 (얼마전에 소개한) Level Justice부터 하나씩 장르를 살펴보면...

 

게임 참 다양하다. 저게 다 완전히 장르파괴성 게임들이다.

 

Level Justice : 일단은 시뮬레이션인것 같은데, 비슷한 게임이 없다. 대충은 점령 시뮬레이션과 제일 유사하다.

둥지짓는 드래곤 : 역시 비슷한게 없다. 굳이 따지면 디펜스류 게임과 비슷하지만 요소가 다양해서 구분이 무의미 하다.

남국 도미니온 : 무인도 탈출 시뮬레이션(제일 무난하게 분류가 가능하다)

댄싱 크레이지 : 이것도 장르 구분이 힘들다. 제일 비슷한건 그나마 레벨 져스티스인데, 그것도 좀 많이 다르다. 굳이 따지면 시뮬레이션인것 같다.

그린스발의 숲속 : 학교 경영 시뮬레이션. 이 게임은 다른 요소가 별로 없는 편이라 좀 낫다.

위자드 클라이머 : 제일 비슷한 게임으로 프린세스 메이커를 꼽을수 있지만, 다른 요소가 좀 많다. 육성시뮬레이션.

대조난 : 남국 도미니온과 비슷하지만 이것 역시 건설이나 야리코미류가 늘어난 이른바 행성 탈출 시뮬레이션이다.

시노비류 : 땅따먹기 시뮬레이션과 비슷하지만, 점령 대상이 다르다. 닌자집단 운영 시뮬레이션

 

뭐하나 비슷한 게임이 흔치 않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있음에도 하나하나의 게임에 (어느정도 편차는 있지만)게임성만큼은 혀를 내두를 만큼 좋다. 그렇기 때문에 야겜 좋아하는 사람은 이 제작사를 좋아하는것이 아닐까?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저 시류를 잘 따라가고 있으면서, 저기 이야기한 장르에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장르의 게임. 왕적(王賊)이다.

 

오오조쿠! 그림에 딴지걸지 말아주길 바란다. 원래 포스터가 저모양임.

 

왕적은 무려 SRPG게임이다. SRPG. 일반적으로 턴제 시뮬레이션 RPG를 말하는 그 장르말이다. 비슷한 게임의 대표작으로는 파이어 엠블렘, 파랜드 스토리, 유사한 장르로 창세기전 시리즈, 샤이닝포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걸출한 작품들이 속해있는 장르다.

하지만 역시 이곳에도 장르파괴의 요소는 들어있는데, 턴마다 움직이는 요소가 단지 전투중에 유닛을 움직이는 것 말고도 다른 목적의 페이즈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둘다 SRPG의 모습이지만, 왼쪽에서 한 지역에 만나야만 오른쪽의 전투가 시작된다.

 

전쟁이 시작되면 지역 전체를 보여주는 간략한 맵이 나타난다. 이 맵에서는 모든 군대를 통틀어서 움직일 수 있는 횟수의 제한이 있고, 제한된 횟수 이내에 적절한 위치를 선점하거나 전투를 대비한 장소에서 군을 집결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게 준비된 장소에 적과 아군이 동시에 위치하면 전투가 시작되고 새로운 페이즈의 전투가 시작된다. 전투에서는 전쟁맵에서 여러가지 요소가 영향을 끼친 포지션으로 적과 아군이 포진하게 되고, 이 상태에서 각자의 민첩성과 몇가지 요소가 결부된 순서로 턴이 돌아온다. 모든 유닛이 각 5회씩 행동하거나 한쪽이 전멸하면 전투 페이즈가 종료되고 다시 전쟁페이즈로 넘어간다.

이런 소규모의 전쟁이 한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기억하기로는 대충) 30여회의 전쟁이 플레이타임동안 진행된다.

 

은하영웅전설. 이거한다고 밤 얼마나 샜는지... 나중에 꼼수가 있는걸 알고 멧돌손잡이 상실.

 

이런 구성은 굳이 비슷한 게임을 따지자면 은하영웅전설3 SP, 4 EX와 비슷하다. 전략페이즈에서 적절한 군대의 위치를 정하고 적과의 조우를 통해 전투가 벌어지는 모습을 생각했을때 말이다.

 

요정도만 이야기해도 게임성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SRPG의 제일 중요한 게임성이라고 한다면, 전투와 전투사이의 호흡을 잘 조율하는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무슨 말인고 하면, 말하자면 속도 조절이라고 할까? 게임 진행중에 수없이 일어나는 전투에서 상대를 타격하는 순간, 이펙트의 길이가 너무 길거나 짧으면 흐름이 자주 끊기게 된다. 명작 SRPG를 보면 이 부분을 매우 섬세하게 조절했다는 점을 느낄수 있다.

타격감이 강하다면 전투의 호흡을 늦춰 통쾌함을 주고, 타격감이 작다면 순식간에 전투가 진행되어 속도감을 만든다. 보통의 경우는 두가지의 모드를 선택할수 있다. 그런 점을 가장 잘 표현한 게임이라고 한다면 단연 슈퍼로봇대전을 꼽을 수 있겠다. 애니메이션 원작의 로봇들에게 강한 타격감을 표현하기 위해 엄청나게 긴 이펙트 연출을 보여주지만, 그 호흡이 지겨워지면 언제든 툭, 쾅!의 이펙트로 돌아갈 수 있다.

 

샤이닝핑거 한방이면 라면 한그릇은 문제없다. 다른 의미로...

 

왕적은 긴 이펙트따위는 없다. 짧지만 인상적인 전투 이펙트로 충분한 타격감을 주면서 제한된 턴이라는 요소로 속도감과 긴장감을 자아낸다. 빠른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전쟁페이즈에는 얼마든지 쓰러뜨릴 적이 전략적으로 퍼져 있으므로 빠르다는 사실을 느낄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SRPG로서의 게임성은 충분히 살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호흡 말고도 SRPG의 다른 요소가 있다고 하는 당신.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것이 7~80%는 먹고 들어간다고 본다. 나머지는 게임상의 설정, 세계관, 각종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포스트의 제목에서는 실패를 언급했다. 소프트하우스 캬라적으로 이 게임은 실패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째서일까!?

 

무엇보다 야리코미가 너무 적다.

 

게임은 위에서 말했듯 2~30개의 전쟁을 치르면 끝이 난다. 소프트하우스 캬라 게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수 있는 전승은 이 게임에서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SRPG의 스토리를 다 봤는데 멀티엔딩도 아닌 이 게임을 뭐하러 다시 하겠는가? 물론 야겜의 궁극적인 목표인 100%를 달성하겠다고 달려드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런 분들을 위한 배려, 전승 시스템 자체가 매우 약하다. 클리어했던게 한참 전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전승되는 데이터가 거의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확실치 않은데, 기억나는 부분은 다시 시작했다가 아오 뭐야 하고 껐던 것 뿐이다)

 

이것은 오래도록 게임을 즐기는 데에 크나큰 장애요소로 부각된다.

단적인 예로 일반적으로 게임을 충분히 즐길만한 플레이타임을 살펴보면...

 

레벨 져스티스 : 약 50시간(1주차 클리어야 약 3~40시간, 이후는 취향따라 한두번 더 깬다고 했을때)

둥지짓는 드래곤 : 100시간 이상(이거 빠지면 끝없음. 난 100%클리어 해놓고도 또 플레이했음)

남국 도미니온 : 약 30시간(클리어타임은 짧지만 그만큼 엔딩이 다양해서 3~4개는 보게 된다)

댄싱 크레이지 : 노코멘트(클리어해본적이 없음, 플레이해본 예상으로는 50시간 내외가 아닐까 추측한다)

그린스발의 숲속 : 약 100시간(1회차가 약 30시간은 될듯, 게임이 재미없어서 오래 못하더라도 3~4번은 재도전 하게 된다)

위자드 클라이머 : 약 200시간(오마케의 궁극의 탑을 깨려면 이정도는 해야지.... 100%는 의미없다)

대조난 : 50시간 이상(한번 클리어도 어렵지만 게임이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몇주를 할지는 예상할수 없음)

시노비류 : 100시간 이상(내가 2주차 하다 다른거 하느라 못잡고 있는것 뿐, 계속 하라그러면 얼마든지 할수 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리라. 하지만 대충 게임간의 비율은 위와 비슷하리라고 생각한다. 장르 호불호에 따라서 다를수 있겠지만 그부분은 일단 개인적인 견해라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

그래서 왕적은 어느정도냐고 한다면,

단 30시간. 그이상은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회차 클리어만 30시간이면 충분히 떡을 치고도 남는다. 현재 소개를 위해서 다시 플레이중인데, 2주간 주말에만 했으니 20시간정도 했다고 할수 있다. 그것도 반복 가능 맵을 기억에 30번정도는 들락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시간이면 스토리는 종료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그리고는? 다시 할 이유가 없다!

 

물론, 게임이 재미있으니 상관 없는거 아니냐고 말할 사람들 많다. 그건 '게임'이니까 그렇게 말할수 있는 것이다.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게임으로서는 실격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야리코미가 없는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게임은 이미 그 가치를 많은 부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약간 억지를 쓴 면이 없지 않은것 같아서 조심스러운 감이 있다.

강조하지만, 게임으로서의 왕적은 대단한 완성도의 명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소프트 하우스 캬라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점이라고 말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이 게임은 높게 평가할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격이라는 자극적인 말을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내가 소프트하우스 캬라에 너무 길들여저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쩌랴? 그런것에 익숙해져버린 내가 이자리에 있는 것을.

 

잡설은 그만두고, 그저 게임이 좋아서,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고 싶어서 라는 이유로 현재의 게임 고갈상태를 통탄하는 분들에게는 이 게임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왕적은 그 게임성 만으로 둥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소프트 하우스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SRPG 장르에서 만으로도 그 다양한 게임 요소로 충분한 작품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픽이 게임의 재미다 라고 말하는 뭣모르는 철부지들에게 진정한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 이런 게임을 해보게 해는 것은 어떨까!?

2010년 3월 23일 화요일

Level Justice -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옛날옛날작품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대표작이라고한다면, 그들의 게임을 해본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서슴없이 둥지짓는 드래곤이라고 답할것이다.

그 뒤에도 남국 도미니온, 댄싱크레이지, 그린스발의 숲속, 왕적, 위자드클라이머, 대조난, 시노비류 등 다양한 게임이 나왔지만, 제일 명작은 뭐니뭐니해도 둥지짓는 드래곤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작품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번에 소개하는 게임은 소프트하우스 캬라가 둥지짓는 드래곤이라는 명작을 만들기 이전에 만든 Level Justice라는 게임이다. 악의 조직이 되어 마을을 점령한다 라는 스토리는 이전 천체전사 선레드에서도 등장했던 구성으로, 비주류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장르로 구분되고 있다. 그 작품에서도 그러했듯, 악당이 단지 악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개연성과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있어, 획일화된 컨텐츠속에서 신선함을 가져온다.

 

Level Justice! 가운데에 있는 소녀가 무려 두목님.

 

이 게임은 방금 말한 대로 악의 조직으로서 마을을 점령하는것이 주 목적이다. 만화/애니인 엑셀사가처럼 굳이 '한 도시'만을 타겟으로 잡고 있는데, 현실성이 반영된것 같아 쓴웃음을 준다. 주인공은 전의 직장에서 쫓겨난 자칭 '굳이 따진다면 천재'(どちらかと言えば天才)인 과학자다. 그는 계속되는 실황속에 직장에서 잘리고 갈곳없는 신세가 되어 떠돌고 있는데, 마침 숙식제공의 직장을 찾아들어갔더니 그곳은 악의 조직이었다는 설정이다.

 

젠장... 나도 직장... 부럽다... 아냐! 난 아직 학생이다!

 

조직은 아파트(일본식, 2~3층 높이의 다세대 주택)와 지하에 딸린 기지로 구성된 조촐한 규모로, 지원자에 한해 2층의 주거시설에 숙식이 가능하고, 1층에는 무려 카무플라쥬 성격의 기업체마져 존재한다. 주인공은 그러한 조직에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역할을 수행하며 괴인을 만들어 조직의 중추적인 인물이 된어, 조직의 시가지 정복에 일익을 맡게 된다.

 

게임의 스토리는 보시다시피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주목할점 없는(!) 전개로 시작한다. 그렇게 게임은 몇가지의 명령메뉴만으로 구성된 기지내부의 전경이 덩그러니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이것이 할줄 모르면 조금 난감하다.

게임의 흐름은 알고보면 간단하다.

최초의 네토1호를 이용하여 시가지를 공격한다 -> 자원을 획득한다 -> 더강한 괴인을 만든다 -> 시가지를 공격하여 더 많은 자원을 획득한다.

뭐 이런 구조다. 하지만 대충 이런구조라고 하면 소프트하우스 캬라답지 않고, 더우기 여기서 소개를 하지도 않는다.

 

괴인제작 -> 공격 -> 자원획득 무한반복

 

괴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두가지가 필요한데, 한가지는 '이브시드'이고, 나머지 하나는 자원이다. 자원은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이브시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괴인의 원천이라는 설정이다. 하지만 처음에 시작하면 오프닝을 잘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모종의 방법(!)을 통해서 이브시드를 획득해야 하는데, 초반 게임으로는 이것을 획득할 방법이 없다. 최초의 이브시드 세개를 적절히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게임에서는 자원이 네가지이고 그것이 코인의 형태로 표현된다. 자원, 자금, 인재, 기술 네가지로, 각각 흰색, 금색, 회색, 갈색의 코인이다. 시가지는 10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 구획안쪽에는 25개의 블럭으로 공격할 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항상 25개 모두를 공격할수 있는 것은 아니며, 초반에는 10~15개의 블럭에 건물이 있어 이곳을 공격하게 된다. 건물은 구역마다 특징적인 종류가 있어서, 어떤곳은 숲이나 밭, 어떤곳은 바다, 어떤곳은 창고나 공장, 아파트, 고급주택, 빌딩, 상업시설 등 다양하다. 그리고 그러한 종류의 건물들은 각각 공격에 성공했을때 (물론 어느정도 랜덤이지만) 얻을 수 있는 자원이 다르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자원을 얻기위해서는 한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하는데, 이게 또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공격을 집중하면 그만큼 그 구역의 경계도가 올라서 더 강한 적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때문에 주인공의 설명으로는 가능하면 돌아다니면서 공격하기를 권장한다. 물론 이점은 나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 구획을 돌아다니면서 고르게 자원을 획득하고 경계도를 평준화 하는 편이 게임을 하기 편하다. 경계도는 휴식을 취하면 하락하는데? 이때 모든 구역이 공히 동일한 양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집한 자원코인은 다시 대형코인으로 변환하게 되는데, 이때 환전율이 적용된다. 기본은 자원코인 20개당 대형코인 1개이지만 대량의 자원을 획득할 수록 코인의 환전율이 변화하여 그 자원을 얻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복리후생과에 자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그 환전율을 적당한 수치로 유지시켜주는 수고가 필요해진다.

 

한방 터뜨려서 자원코인을 수십개 얻었다고 좋아할것이 아니다.

그다음에 기다리는건 환전율 60의 압박이다.

 

획득한 대형코인은 각 부서에 분배가 가능한데, 절반정도를 복리후생과에 밀어넣어야 환전율이 유지가 되고, 나머지 절반을 분배하는것이 좋다. 각 부서는 자원을 획득했을때 적용되는 이득이 다른데, 작전부는 전투에 유리해지거나 새로운 전투원을 얻는것 등이고, 참모부에서는 특별한 작전을 입안가능해지는 것 등이 있다.

강한 괴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연구부에 모든 코인을 고르게 분배하여, 한 괴인에게 몰아주는것이 필요하다. 자세한 사항은 게임을 조금 즐겨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코인분배화면에는 각 부서의 대표자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엔딩의 조건이 된다는 점은 눈치빠른사람이면 쉽게 추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코인을 한쪽에 몰아주게 되면 그 부서의 대표와 해피엔딩을 볼수 있다. 내 경우에는 필요에 의해서 전투원을 대량생산했는데 덕분에 그쪽 대표와 결혼하는 엔딩을 보았다.

 

아냐! 난 정의의 편에 있는 애들과 할렘엔딩을 보고 싶었어!

 

전투는 대단할 것이 없다. 마을을 공격하면 그곳에 숨어있던 정의의편쪽에 요원이 나타나 전투가 발생한다. 한턴에 세번의 행동을 다섯가지 패턴중에서 골라서 결정하면 상대방과의 상성 및 각자의 능력이 적용되어 공격력을 결정짓는다. 상성은 가위바위보랑 비슷해서,

대장공격>전투원공격>필살기공격>대장공격,

필살기 >> 총공격 > 대장/전투원,

완전방어 >>> 모든 공격

이런 식이다.

 

너의 공격 패턴을 알아냈다. 그것은 강약약 강강강약 강중약이다.

 

전투력이 강하면 상성 그딴거 없다.

 

그 외의 메뉴는 별것이 없다. 임시회의를 통해서 입안된 작전은 대부분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쉽게 수행할수 있는것들이고, 성공하면 조촐한 보상을 받는다. 보상은 보통 약간의 자원코인이나 전투원, 지배력 상승 등이다. 휴식을 하면 앞에서 언급했듯, 전투로 상승한 경계치가 하락한다.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구역을 공격하여 건물을 함락시키면 약간의 지배력이 올라가는데, 그것을 누적시켜서 모든 구역의 평균 지배력이 50%를 초과하면 최종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과거행적이나 각 캐릭터의 비밀등이 밝혀지면서, 스토리가 진행되게 된다.(이부분은 정말 할말이 없다. 게임성에 비하면 지극히 사소하기 때문이다)

 

보시다시피 게임은 독특한 시스템으로 가득하다. 자원을 코인으로 환산하는 방식이라던가, 전투자체에도 사소하지만 여러가지 배려가 담겨져 있다. 스토리도 어지간히 괜찮기는 하지만 시스템의 다양한 면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다.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게임은 이렇듯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게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다양한 방면에서 드러나고, 그렇기 때문에 야겜이라는 사실과는 별개로 얼마든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

간단한 소개에서 끝내려다 시스템 소개에 지면을 다 잡아먹었는데, 그만큼 독특하고 재미있는 부분을 소개하기 위한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실은 이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얼마전 부랴부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약 1주일을 빠져지냈다. 솔직히 둥지짓는 드래곤과 비교할때 매우 재미있는 게임은 아닐지라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이 게임은 한번쯤 플레이 해 보기를 권한다.

2010년 3월 19일 금요일

야겜, 미연시, 갸루게, 비쇼죠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본 18禁게임들은 보통 야겜이나 미연시 등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도 흔한 커뮤니티에서는 갸루게, 혹은 비쇼죠게라고 하고, 그 자체의 장르를 구분하면서 나키게, 로죠쿠게등 다양한 단어로 표현하고는 한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언어라는것은 그 표기의 형태와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도와 의미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그 뜻을 표현하기 때문에, 단어를 사용하는데에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정보를 정확히 담기 위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뭐라고 부르는지는 사실 우리 알바 아니니까, 우리나라에서 쓰는 단어들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야겜 - 미연시


두가지 단어는 어감부터가 매우 다르다.

야겜은 말그대로 야한게임의 준말, 미연시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준말로 그 어원부터 게임에 대한 표현의 여러가지 의도가 담겨져 있고, 또한 사용하는 사람도 비슷한 의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직관적으로 야겜이라는 말이 더 '음란하거나 외설적인 표현이 담긴 게임'이라는 뜻이 강하다는것을 알수 있는 것이다.


남이 쓰는 말이야 알바없다지만, 그래도 일단 짚고 넘어가는 선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일본에서 쓰는 갸루게라는 말은 girl game이라는 단어를 일본식으로 읽은 ギャルゲ-ム에서 축약된 단어다.(그 외의 단어는 그리 흔히 쓰이지는 않는 편이다.)

여자애게임. 말그대로 여자애가 나오는 게임이라는 뜻으로, 미연시보다는 야겜이라는 표현에 더 가깝지만, 기본적으로 어원 자체에서는 '야한 게임' 이라는 뜻 자체는 담겨져 있지 않다.

이러한 점은 일본이 성문화에 매우 개방적이라는 면을 고려해보면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앞에서 언급한 야겜-미연시 두가지 단어로 돌아와 보겠다.

단어의 의미로서 야겜은 말그대로 야한 게임이지만 미연시라는 단어가 야한 게임이라는 장르를 모두 포괄하고 있느냐고 한다면 썩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 말의 약어로서 미연시라는 단어는 장르의 제한이 주어진다.


연애 시뮬레이션 아니면 어쩔껀대!?


이를테면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위자드 클라이머(육성시뮬레이션 - 프린세스메이커와 거의 동일)라던가 대조난, 남국 도미니온(둘다 탈출 시뮬레이션 - 무인도 이야기 같은것들)라던가, 혹은 앨리스 소프트의 전국란스(턴제 전략시뮬레이션 - 신장의 야망 야겜버전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다)같은 게임들은 공공연히 미.연.시. 라고 불러도 되는걸까? 엄연히 연애가 주 스토리가 아닌데도?(물론 연애가 없지는 않다. 결국은 여자랑 붕가를 하니까. 그게 연애라고 할수 없다고 말하면 할말 없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야겜이라는 말을 공히 사용하자고 제안하기에는 약간 저항이 있다. 무엇보다 야겜은 '음란하거나 외설적인 표현을 포함하는 게임'이라는 뜻이 강하기 때문에, 이게 무슨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실 불법적이고 음성적이기는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비슷한 논쟁이 벌어진바가 있는 다른 분야의 단어를 살펴볼까 한다.(실은 크게 다른 분야는 아니지만)


레즈물, 백합.


이 두 단어는 같은 내용을 의미한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레즈물이라는 것은 두명의 여성으로 커플을 형성하여 애정스토리 혹은 애정씬(!)을 풀어내는 장르를 말한다. 백합이라는 것은 예전에 레즈물의 잡지 이름에 백합~~뭐시기 하는 시리즈가 있었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백합이라는 말이 레즈물을 대변하는 단어로 자리매김하였다고 한다.(정보출처 : Everything of Ani Review - 네이버 카페) 사실 어원 자체는 두가지 모드 큰 의미는 없다. 동성연애라는것은 원래 사회에서 음성적인 현상으로 치부되는게 사실이었고, 그에 따라서 레즈라는 단어 자체도 음성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니까. 그리고 그것을 백합이라는 말로 포장했을 뿐, 그 자체의 의미는 크게 가지지 못한다는 점에서 두가지 단어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할수 있는것이다.


하지만 마리아님이 보고계셔 라는 작품(이 작품이 발단인지는 알수 없지만, 이 작품으로 인해 확실히 잘 알려졌다)으로 인해 백합이라는 단어에 대한 새로운 논란이 등장했다.

후에 마리아님이 보고계셔는 소개할 일이 있을것이라 생각하므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중요한건 이 애니가 잔잔한 백합스토리라는 점.

하지만 이 작품은 기존의 레즈물과는 달리 '여자아이들간의 플라토닉한 애정'을 메인 소재로 들고와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플라토닉' 이 성질이 바로 논란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마리아님이 보고계셔로 인해 '백합'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 수많은 라이트유저들은 마치 백합이라는 단어가 플라토닉의 대명사인양 이해하게 된다. 기존에 레즈라는 단어를 누구나 그렇듯 노골적인 표현이 포함된 장르로 이해하고 있던 사람들이 이 새로운 장르와 그 장르를 표현하는 단어를 접하고는 두가지에 미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된것이다.

그로인해 백합=레즈 라는 전통적인 주장과 백합<->레즈 라는 새로운 주장이 상충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개인적인 의견을 적자면 후자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세상에 완전히 같은 말이 서로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다. 이를테면 많이와 대단히라는 말은 같은 뜻이지만 그 용법이 다르듯이 말이다. 물론 저 예와 같지 않다고도 말할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백합을 플라토닉한 관계로 정의하고 말을 사용하는데에 있어서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특징을 들었을때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미연시와 야겜으로 돌아왔을때, 미연시와 야겜중 어느쪽을 쓰는게 '우아한가'를 따진다면 물론 미연시쪽이 좀더 낫다고 할 수 있다. 누가 내가 하는 게임이 '야겜'이라고 자신있게 공공연히 떠들수 있겠는가?

둘중에 하나를 떠들어야 한다고 하면 미연시를 말하는 편이 그나마 덜 쪽팔린다.


둘다 사실 쪽팔리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야겜이라는 말을 사용하길 권하고 싶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야하잖아.


불법이잖아.


덕후냄새 나잖아.


미연시게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미연시라고 말하는건 전혀 문제가 없다. 클라나드. 미소녀 나오지, 연애도 하지, 시뮬레이션이지. 흠잡을데 없는 단어선택이라고 말할수 있다.

하지만 장르가 확실히 있는 게임을 한번에 통틀어 말할때에도 미연시라는 단어를 쓰는건 글쎄...



간만에 포스트를 하는데 리뷰는 어디에 팔아먹었냐고 물어보신다면,


죄송합니다 장염이 왔습니다. 일주일동안 화장실 가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지금도 배가 꾸르륵거려요.


하지만 내가 장염이든 리뷰를 어디에 버리고 왔든, 이 내용만큼은 한번쯤 포스트를 하고 싶었다.

가끔 몇몇 '빠'들이 미연시와 야겜을 구분할줄 모르고(혹은 그 외의 다양한 업을 지니고) 이땅에 덕문화를 뿌리내리게 하신 어르신들을 욕보이는 경우들이 있다. 그들은 정신 없음, 개념 없음, 싸가지 없음의 삼무정신으로 무장하여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귀찮게 한다.


그렇다고 이 포스트가 여러사람(특히 삼무정신이 투철한 '빠'들)이 읽고 내가 생각하는 바른 용법을 공감해주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게임 하는 입장에서 내가 무슨 게임을 하는가에 대해 의심스러운 단어를 사용하는것 자체에 대해 한번쯤 의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마음에 이렇게 포스트를 마무리 한다.

2010년 3월 12일 금요일

忍流(시노비류)-소프트하우스 캬라의 신작

소프트하우스 캬라는 다양한 장르의 야겜을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다.

 

일전에 언급했던 둥지짓는 드래곤(야겜하면 생각나는건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학교 운영게임 그린스발의 숲속, 무인도 조난게임 남국 도미니온, 마법사 육성게임 위자드 클라이머 등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게임일 뿐더러 파고들 요소도 다양한 작품들이 다수 라인업 되어있다.

 

최근 작년말즈음 출시된 이게임 시노비류는 그러한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특징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작품으로, 기존의 작품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작품성을 지니고 있다.

 

시노비류. 소프트하우스캬라는 그림체에 일관성이 있다.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엥간한 게임들과는 달리, 소프트하우스 캬라의 작품답게 게임의 목적은 명료하다. 자신의 닌자집단(닌슈우, 忍衆)의 우두머리가 되어 운영하여, 다른 닌자집단을 누르고 대륙 최고가 되는것. 스토리를 조금 빌자면, 전란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면에서 정보를 수집하여 그것을 토대로 닌슈에 들어오는 의뢰들을 해결하는것으로 돈을 벌어 살림을 꾸린다.

 

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면 의뢰를 받을수 없다!

 

한 의뢰는 한명의 중인(슈닌, 中忍 하급닌자를 관리하는 중간직 닌자)에게만 맡길수 있고, 대체적으로 슈닌은 모자란데, 닌자의 알(말그대로 알, 슈닌이 될 자질이 있는 후보자)을 모아 교육을 시키고 슈닌으로 육성하여야 한다.

의뢰를 반복하면 슈닌의 레벨이 오르며 스킬을 배울수가 있는데, 이것때문에 육성의 재미도 톡톡하다. 스킬또한 다양해서 슈닌의 능력치나 전문 활동분야를 정해서 몇몇 스킬을 골라 배워야 하는 등 생각해야 할 점이 많다.

 

스킬은 잘생각해서 찍자. 수색의뢰 할 슈닌이 봉사심 같은거 찍어봐야 고자된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스토리를 위한 의뢰가 생기고, 이것을 수행하는 횟수에 따라서 스토리의 진행정도가 결정된다. 반대로 말하면, 스토리 의뢰를 진행하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거나 다른 분기로 넘어가거나 한다. 궁극적으로 한명의 다이묘가 전토를 점령하거나, 모든 닌슈를 쓸어버리면 엔딩으로 넘어가는데, 그렇지 않도록 약간 방해를 하는것으로 게임을 무한정 즐길수도 있다.

엔딩때 플레이 등급이 매겨지지만 플레이턴수로는 점수가 하락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고, 클리어 데이터가 일부 전승되기 때문에 길게 늘여서 게임을 해서 닌자를 키우는게 다음번 플레이에 도움이 된다.


시간 그저 거들 뿐.

 

게임의 본질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재미에 그 의미를 두는것이 맞다. 그래픽이 가치를 결정한다는 철없는 이야기는 제쳐두더라도 스토리라던가 분위기라던가 게임의 재미를 결정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만약 긴시간에 걸쳐 육성, 성취를 통해서 재미를 느껴가는 과정이 확실하다면 그 게임은 분명히 좋은 게임이라 말할것이다. 야겜이라는 이유로 게임을 비하하거나 게임성을 무시하는 경우도 많지만, 시노비류와 같은 게임은 그러한 이유를 제쳐두고 게임성을 논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선입견을 버리고 시간을 투자하여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이 게임은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