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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5일 목요일

라이트 노벨의 공통점을 꼽아 본다면?

 

라이트 노벨이라는 분류는 PC통신시절 일본의 SF 판타지 포럼에서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위키백과 참고)

시기로 따지면 9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논쟁을 거쳐 현재에 와서는 거의 일반적으로 정착된 용어로, 가깝게 보면 애니나 만화, 심지어는 뉴스나 미디어에서도 라이트 노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가벼운 소설이라는 뜻의 light novel은 일반적으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지만, 보통의 경우 읽기 쉽고 일러스트가 다수 포함된 소설을 라이트 노벨로 정의하고 있다.

 

사실 용어의 정의라는 것은 매우 민감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포스팅에서 (야겜, 갸루게, 미연시?) 분리하기 민감한 단어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라이트 노벨도 어찌 보면 이런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단어일 수 있을것이다.

내용면으로 보면 가벼운가? 판형크기 작은가? 삽화는 일러스트 다수인가? 장르면에서는 환상류인가? 레이블이 전용 레이블인가? 이야기의 중심이 캐릭터인가?

라이트 노벨을 정의하기 위해 이런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들 모두를, 혹은 이중 일부를 정의에 편입시켜서 크고 작은 정의들을 내리는 모습들을 보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논쟁이 연상되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인간의 생각과 개념을 의미하는 상징 즉, 언어라는 것은 시간과 시대상에 따라 미묘하게 바뀌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중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누구나 배우는 사실이고, ‘별로’나 ‘어처구니’ 라는 말이 수백 년에 걸쳐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생각해보면 굳이 이론 공부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혹시나 해서 참고 삼아 이야기하자면, 별로는 예전에는 강조, 지금은 반 부정의 의미이다. 어처구니는 검색 ㄱㄱ)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 그리고 현재의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성향은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사멸되는 과정에서 언어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 이순간에 하나의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는 내일 이맘때쯤 다섯 가지 정도의 의미를 중첩적으로 가지는 단어가 될 수 도 있고, 반대로 수많은 의미를 담은 하나의 단어가 한 순간에 사람들의 입에서 멀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하고자, 나는 이 포스팅에서 라이트 노벨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현재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바, 혹은 어떠한 요소들이 모이면 라이트 노벨이라는 상징이 어울리는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의견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이 포스팅은 어떠한 제안이나 정보도 아니며, 한 단어가 지니는 중첩적인 의미를 두루뭉수리한 범주내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차원의 정보 교환을 목적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밝힌다. (쉽게 말하면 딴지 걸지 말고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자는 말이다.)

 

이왕 앞에서 인용문 씩이나 만들었으니, 위의 내용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내용이 가볍다

 

라이트 노벨은 기본적으로 성장소설이 대부분을 이룬다. 중고등학생의 주인공이 어떠한 계기로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그 속에서 사회성을 기르고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간다는 흐름은 이미 흔하다.

여기에서 ‘중고등학생’, ‘새로운 세계’, ‘이야기의 중심’같은 키워드는 상당한 문학적 상징성이 존재하는데, 이 포스팅에서 그런 부분까지 다루고 싶지는 않다. 다만, 저 소재들이 우리내 세상을 투영하여 독자를 흡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키워드임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이런 소재들을 사용하는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읽기가 쉽다. 이를테면 스즈미야 하루히의 캐릭터들이 대부분 30세를 전후하는 캐릭터이고 그러한 캐릭터를 반영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면, 이 이야기는 더이상 라이트 하지 않은 노벨이 될 것이다. 배경이 학교이고, 인물이 학생이기 때문에 그제서야 그 이야기는 가벼우면서도 심오한 구성을 지닌 라이트 노벨이라는 범주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판형이 작다

 

일반적으로 소설책은 가로 약 15센티미터 세로 약 22센티미터 정도의 크기이다. 물론 10여년 전 일반적인 장르문학소설, 말하자면 판타지나 무협들이 그랬었다. 하지만 지금의 소설책은 크기가 작다. 국반판 혹은 문고판이라고 부르는 이 규격은 약 가로 약 10센티 세로 약 15센티의 크기로 그야말로 손바닥과 비슷한 정도의 크기이다. 이 정도만 해도 소설책은 손가방이나 큼지막한 주머니 같은 곳에 쏙 들어가는 크기이지만 페이지수가 150~300여 쪽이면 어느 정도 알차게 분량을 채울 수 있다.(가격은 일단 신경 쓰지 말자) 일본의 라이트 노벨은 여기서 한층 더 작아서 세로가 약 13센티미터에 두께도 1.5센티를 거의 넘지 않는 크기이다.

이런 크기는 손이나 등에 많은 짐을 들고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젊은이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요소(이를테면 차별성이나 출판 원가 등의 문제)가 물론 고려되어 결정된 크기이겠지만, 적어도 크기가 작은 것은 가벼운 소설이라는 말답게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삽화가 많고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한다.

 

사실 라이트 노벨을 출판하는 출판사들은 대표적인 만화 출판사이기도 하다.(아닌 경우도 물론 있긴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지만, 적어도 일본에서는 이런 특징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적극적인 크로스 미디어의 공략이다. 일본의 대부분의 출판사는 ‘팔리는’ 만화에 대해 절대로 만화만 파는 일은 없다. 애니메이션화나 캐릭터 상품, 나아가 드라마, 영화화 등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인 상업행위를 하는 것이 대부분의 추세이다. 라이트 노벨은 얼마 전부터 제기되어 온 소재고갈현상의 탈출구로서 크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점이 바로 라이트 노벨에 대한 출판사들의 투자로 이어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팔릴 가능성이 있는’ 컨텐츠에 대해 단지 출판하는 것 만으로 끝낼 이유가 없다. 더 많이 팔릴 수 있는 행동이라면 얼마든지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그들에게,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일러스트에 투자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장르는 환상류.

 

이 부분은 반드시 라고 할 수는 없다. 굳이 환상류가 아닌 장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라이트 노벨로 출판되고 있는 경우는 많다. 대표적인 작품은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배경이 f안타지(오타 아님)라서 그렇지, 내용에는 전혀 판타지적인 요소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주류가 판타지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처럼 판타지라면 드래곤, 엘프, 드워프가 나오는 그런 정형화된 세계는 아니지만, 판타지라는 단어의 본래의 의미에서 본다면 라이트 노벨의 대부분은 얼마든지 환상류의 장르로 포함되고 있다.

(어찌 보면 그 원류가 SF/판타지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레이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레이블 이라는 것은 출판사의 브랜드이다. 이를테면 코발트 문고라고 한다면 슈에이샤(集英社)의 소녀취향 라이트 문고의 브랜드. 라는 식으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수의 라이트 노벨 레이블이 존재하며, 당연히 본류인 일본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레이블이 존재한다(하지만 최근 출판사들의 돈 욕심에 숫자 면에서는 일본을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레이블에서 출판되는 작품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그 레이블이 추구하는 작풍을 메인으로 하는 작품들이 출판이 될 것이며, 이는 곳 이들이 라이트 노벨임을 의미한다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레이블에 속하지 않으면서 라이트 노벨인 소설들에 대한 범주이다. 일본에도 그러하겠지만 잘 모르겠고 우리나라의 판타지 소설 중에는 이런 레이블에 속하지 않은 소설들이 다수 있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대여점만 가면 레이블 안 달고 잘도 출판이 되고 있으니 찾아볼 필요도 없다.

과연 이 소설들은 라이트 노벨이 아닌 걸까? 일반적으로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생각해 볼 문제이기는 하지만, 뭐 일단 레이블을 달면 라이트 노벨인 건 확실한 것 같다.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

 

아…. 이건 좀 이야기하기 거시기 하다. 조금이라도 글을 ‘쓴다’는 행위를 해보지 않은 분들은 잘 이해를 못하실 것 같지

만, 일단 간략하게 써보도록 하겠다.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소설을 쓰는 과정은 주제->소재->스토리의 순서다.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무엇을 이야기할지 정하고, 그것을 어떤 것을 매개로 표현할 지를 정하며, 그리고 나서 어떻게 표현할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작가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확실하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은 일종의 왕도라고 할 수 있는 과정임은 틀림없다) 이렇게 풀어놓고 나면,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에는 이러한 비교적 정형화된 과정이라는 것이 없다. 원인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목격한 바로는, 작가가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특히 우리나라는 작가가 점점 저연령화 되는 경향이 어느 순간 찾아와 이런 특징이 매우 강해졌다. 내가 굳이 이것이 조아라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음)

원인이야 어찌됐든, 정형화된 과정이 없이 시작되는 이야기는, 이야기의 흐름이 대체적으로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스토리의 시작과 종결 정도만 정해놓고 ‘매우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흐르게’만드는 스타일의 작문으로 귀결된다.

사실 이 점이 어찌 보면 출판사의 상술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캐릭터의 강세는 곧 캐릭터 상품으로 이어지며, 특이한 캐릭터가 곧 사람들의 주목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크로스미디어를 노리는 출판사들도 어느 정도 부추기고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다.

 

 

뭐 이래저래 말을 주절주절 늘어놨지만, 요점은 이렇다.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는 굳이 구분하기 어려운 면이 크지만, 특징들을 쭉 살펴보면 위와 같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서두에 써 놓았지만, 이런 구분이 큰 의미는 없다. 쓰면서 그저 나도 이런 생각을 하는 구나 하고 정리를 하는 정도의 자기 만족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굳이 이 논쟁에 종결을 지을 생각도 없고, 이야기를 질질 끌어 논쟁의 중심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만 한가지 이런 주제에 대해 의견을 가진 분들에게 부탁을 드리고 싶을 뿐이다.

당신의 생각이 반드시 옳지 않을 수도 있으며, 논쟁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2010년 4월 6일 화요일

애니메이션의 장르 구분은 무언가 차원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장르의 구분을 말하자면, 액션이니 드라마니, 느와르니… 다양한 말들이 있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작품 자체의 내용을 중심으로 구분하는 방법과 작품의 소재를 가지고 구분을 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액션이나 스릴러, 드라마, 코미디는 작품 내용 속에서 메인으로 잡고 있는 스토리전개방식을 구분 기준으로 보는 것일 테고, 느와르니, 서부물, 로봇물 등은 작품이 메인 소재로 잡고 있는 것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방식일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을 중심으로 하는 아키바계열 쪽에서는 이들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장르 구분을 하는 일이 최근 10여 년 사이에 등장했는데, 이번 포스팅은 그런 것에 대해서 간단히 요약해 보는 기회를 가질까 한다.

 

(아키바계열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은 죄송하지만 검색을 부탁 드린다. 설명을 하자니 좀 길고, 포스팅을 하자니 좀 짧아서 보충설명을 할 지면이 없어,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 조만간 이러한 용어에 대해 모아서 한번에 정리하는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지금 언급하는 장르 구분의 대상이 되는 작품들은 대부분의 경우 만화, 애니, 그리고 일부 포함이 되는 야겜들이 될 것이다. 아마도 영화 같은 작품들에는 이런 구분을 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일본에서는 하는지 모르겠다.)

간단히 나열하자면, 치유계(癒し系), 최루계(泣き系) 등이 대표적으로 분류되는 이름들이다.

솔직히 이 말의 뜻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사람은 분명히 덕심이 가득하신 분일 것이고, 모른다면 아예 관심도 없는 분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런 말을 설명하는 것도 조금 조심스럽기는 한데, 개인적으로 정리하는 느낌에서라도 한번 포스팅을 해볼 까 한다.

 

 

치유계(癒し系)

 

간단히 설명하자면 보고 있으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그런 장르를 말한다.

굳이 사전적으로 정의를 해보자면, 갈등이나 기승전결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소재로 하여 잔잔하게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들을 분류하는 말 정도일까?

치유계 만화는 방금 언급했듯이 갈등이나 기승전결이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따지면 있기는 있는데, 만화책에서 느끼는 감성은 그 기승전결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 존재감을 느끼기 힘들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점은 최근의 소년만화 등을 통해 자극적인 이야기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안타까운 점이라 하겠다.

 

대표적인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카페 알파(요코하마 카이다시 기행)

 

카페 알파는 90년대 후반에 연재되기 시작한 만화로, 치유계라는 장르를 개척한 선구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먼 미래, 일본이 바다에 가라앉아가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안드로이드 로봇이 구석진 시골의 카페를 운영하며 자신의 주인을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담은 이 만화는, 둥글둥글

한 그림체를 바탕으로 잔잔한 구성의 이야기를 펼치며 은은한 감성의 향기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보통 글자가 많지 않은 작품(럭….)들의 경우 한 권 보는 데에 10분이면 충분하겠지만, 이 만화는 글자가 많지 않고, 더욱이 책 자체가 매우 얇음에도 불구하고 만화책을 읽는 데에 긴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그것은 모 만화(럭….)처럼 액션이 다양한 그림이 아닌, 배경에서 풍겨 나오는 아련한 향기를 느끼기에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14권으로 완결이 되었으며, 화보집, OVA등으로 멀티 컨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ARIA

 

만화책으로 현재까지 12권, 외전으로서 AQUA라는 제목으로 2권, ARIA the Animation 1쿨, ARIA the Natural 2쿨(미투데이의 보노보노mk2 님의 지적으로 수정), ARIA the Origination 1쿨, ARIA the ARIETTA OVA 시리즈 등 발매된 작품의 다양성만 보아도 엄청난 이 작품은, 치유계 작품의 최대, 최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화성에 사람들이 이주하고 살아가는 근 미래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화성 극지방에 있던 얼음이 생각보다 많아서 물의 행성으로 변모했다는 설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너무나도 풍부한 물에 의해 마치 지구의 베네치아와도 같은 문화적 분위기를 갖춘 네오 베네치아. 이곳에서 손님들에게 곤돌라(수상 교통 및 관광 시설, 승무원 1명이 좁게 나 있는 수로를 오가며 관광객을 안내하거나 원하는 곳으로 이동해주는 역할을 한다.)를 태우는 수상안내원이 되고자 하는 주인공 아카리를 중심으로 개성과 감성이 넘치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잔잔한 스토리는 말 그대로 보는 이의 가슴을 치유하고 정화시켜주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마노 코즈에의 부드럽고 깔끔한 그림체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특별할 갈등없이 등장인물간의 일상적인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스토리로도 충분한 감성을 전달하는 데에 충분하다.

 

여담이지만, 이 만화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대부분 ‘아’로 시작하는데 이 부분에 어떤 작가의 의도가 있었는지 아시는 분은 댓글을 부탁드린다.

 

(치유계 작품들에 대한 정보는 다음뷰 만화카테고리의 1위 블로거인 아무리님의 블로그에서 참고하였다)

 

이 밖에도 작품들은 더 있다. 이전에 포스팅했던 히다마리 스케치의 경우에도 치유계로 분류될 수 있으며, GA 아트디자인 클래스 등의 작품들도 포함될 수 있겠다.

 

(여담이지만, 파니포니에 등장하는 치유계 마법소녀 베호이미는, 이름만 치유할 뿐 전혀 치유되지 않는다.)

 

 

최루계(泣き系)

 

일본에서는 나키계 즉, 눈물을 유발하는 작품들을 말하는 직관적인 단어로 만들어진 분류인데, 국내에 들어오면서 적당한 말을 찾는 과정에서, 혹은 누군가 센스있는 발안에 의하여 최루계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루탄이 눈물을 뽑아내는 것에 착안한 작명으로 꽤나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루계는 원작이 미연시 게임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전에 미연시라는 용어에 대해서 설명한 포스트가 있었는데,(미연시, 갸루게, 야겜?) 이때 분류했던 미연시라는 단어 그대로의 작품들이 바로 이런 경우에 속한다.(야겜이라는 속성보다는 스토리에 중점을 준 작품들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자주 보는 장르가 아니라 소개가 조금 부실할 수 있으니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클라나드(CLANNAD)

 

(죄송합니다. 안 봤습니다.)

KEY라고 한다면 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이름정도는 들어본 유명한 미연시 게임 회사다. 대표작을 보자면 카논, 에어 등 걸출한 명작들을 제작해 온 회사이기도 하고, 제작된 대부분의 게임이 최루계인 점에서도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 있는 회사이다.

 

게임 쪽에서 들었던 이야기로는 클라나드를 완전히 클리어 해야만 실제 본론인 애프터 스토리를 플레이 할 수 있는 구성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 모든 내용을 읽어가며 플레이 한다면 가뿐히 100시간 정도는 넘는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들었다.

 

주위에 덕심 넘치는 모 선배의 말을 빌자면, 작품의 수준을 키와 비교 했을때, 크로스 채널등은 가슴께, 카논이나 에어는 머리 끝 근처라고 한다면, 클라나드는 인공위성 궤도쯤이라고 한다. 뭐,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이런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클라나드가 별로라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본적이 없다. 

 

 

최종병기 그녀(最終兵器彼女)

 

이 작품은 그다지 덕심이 가득하지 않은 분들도 두루 감상하였다고 알고 있다. 다른 작품들이라면 에이 그래도 애니인데…. 라고 말하겠지만, 이 작품은 그런 의심을 할 필요가 없는 일반적 기준으로서의 명작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평범함보다 약간 아래쪽인, 여고생 치세가 자신의 몸에 특이점이 어쩌고 하는 이유로 전쟁병기가 되어 주인공과 함께 현실에서 도망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 내용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점점 참담해지는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두사람의 고뇌가 끊임없이 눈물을 짜내는 작품이다.

 

다카하시 신의 작품에 대해서는 이전에 언급한바 있지만,(좋은사람 - 다카하시 신의 그림체 그 자체의 만화) 이 만화에서는 그 둥글둥글하고 가는 선의 느낌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더욱 역설적으로 분위기를 더욱 슬프게 만든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말 바꾸는 것 같아서 좀 뻔뻔스럽게 느껴지지만…)

 

이 외에도 앞에서 언급했듯 KEY사의 게임들 대부분, 수많은 유명 미연시 게임들 뿐 아니라, 반쪽달이 떠오르는 하늘 등의 소설 원작 작품, 최루계라는 말이 등장하기 전에 나온 게임이지만,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점프계(ジャムプ系)

 

이 계열은 별로 할 말이 없다. 굳이 우리말로 한다면 소년만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장르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매우 잘 알려져 있으므로 소개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러므로 장르에 대해서만 간단히 소개할까 한다.

 

점프계 애니메이션은 사실 역사가 매우 길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점프계 라는 말에서 다른 최루계나 치유계라는 말이 나온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어원은 매우 간단하다. 일본 주간 만화 잡지인 소년 점프에서 연재되는 작품을 말하는 것이다. 이 만화들은 대부분 주인공이 강해지면서 세상에 맞서 싸워나가는 것을 주 스토리로 잡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이 독자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특히 청소년, 청년층의 막대한 지지를 얻는 장르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작품을 간단히 나열하면, 이전 포스팅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드래곤볼, 바람의 검심, 원피스 등이 있는데, 공통점을 굳이 찾지 않아도 쉽게 눈에 들어오는 특징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테면 주인공이 점점 강해진다던가, 그보다 더 강한 적이 금방 나타난다던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사실 소년 점프에 이런 만화들만 연재되는 것은 아닌데, 내가 느끼기에는 일본사람들도 이러한 비주류 장르에 대해서는 졈프계 라고 부르지 않는 것 같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으로, 일부 인원들이 건담 시드를 건담이라고 부르길 거부하는 것과 비슷한 심리가 아닐까?(이건 농담입니다)

 

현재 최고의 점프계 만화라 할 수 있는 원피스. 게임, 만화, 애니 등 안나온 컨텐츠가 없을 정도.

사실 점프계 만화는 액션만을 대상으로 하시는 않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명탐정 코난을 들 수 있는데, 스토리 라인은  소프트한 추리물을 기초로 하여 자신의 몸을 작게 만든 검은 양복 일당을 찾아 다니는 내용으로, 어느 정도 소년만화의 라인을 따라가고 있다. 이런 작품은 충분히 점프계열로 넣어주는 모습을 보인다. 비록 추리만 하다가 전 일본 인구를 다 죽여버릴 기세를 보여도 말이다.

 

점프계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바로 돈벌이다. 소년 점프에 연재되는 작품은 하나같이 엄청난 부수의 단행본 판매고를 기록하며 그와 동시에 다양한 멀티 컨텐츠화가 시도된다. 이것은 상업이 저변에 깔린 만화시장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에 포스팅 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점프계의 만화들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수백 편의 애니메이션은 기본으로 OVA, 극장판, 다양한 캐릭터 상품, 게임 제작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어 그 작품 자체의 브랜드를 형성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점은 여러 각도로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만든 작품으로 돈 벌어 주는데 마다할 작가가 어디 있겠는가!? 점프에 연재를 성공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진심으로 작가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일단 이 정도만 적어보았다. 지금 당장 다른 계열들이 생각이 안 나서 이번에는 짧게 적지만, 아마도 조만간 다른 계열들에 대해 언급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화, 애니, 게임, 소설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와는 한 차원 다른 문화를 가진 일본이니만큼, 그들만의 분류를 갖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그들의 문화가 우월하다고 말하는 것에는 물론 어폐가 있지만, 적어도 그 다양성에 대해서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도 언젠가 다양하고 신선한 장르 컨텐츠를 폭넓게 창작해 내어, 일본의 위상에 지지 않는 위치에 설 수 있는 날이 올까?

 

PS

최근의 우리 나라의 장르문학이나 이러한 대중 컨텐츠 문화의 추세는 대부분이 일본의 모습을 가져오려는 움직임으로 점철되어 있다. 물론 벤치마킹이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정체성 만은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